찬 겨울바람이 분다.
어느 새부터
가을은 사라진 듯,
열정 가득한 20대처럼
뜨거운 열기를 흩뿌리는
여름이 지나면,
가을을 밀어낸
겨울이 슬며시 다가온다.
가을을 찾던 이들은
해마다
'가을은 사라졌나 봐.' 라며,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했을
한 마디를 뱉은 후
찬 바람에 베인 마음을
코트로 감싸 팔짱을
끼곤 걸어간다.
가을의 향이 점점 짧아질수록
가을의 추억마저 흐릿해질까,
겨울을 마주하고도
'조금 더 추운 가을이구나, ' 라며
흐릿해지는 가을날의 추억을
시린 손 끝으로
꼭 붙잡아 버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