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이지 않아서 더 가슴아픈 기이한 판타지 로맨스
아이가 있으면 영화보기가 참 힘들다. 이제 어린이집을 다니니 낮에 짬을 내볼 수는 있겠지만, 그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집의 IPTV 값은 꽤 나온다. 그래도 둘이서 영화보면 2만원인데, 1만원 정도에 신작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다.
어제는 미루고 미루두었던 '너의 이름은.'을 보았다. 신카이 마코토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라 IPTV에 뜨면 당장 봐야지 했지만, 왜인지 미뤄두게 되었고 이제사 본 것이다.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은 볼때마다 늘 뮤직 비디오 한편을 보는 듯 하다. 아름다운 풍경과 아름다운 가사와 아름다운 이야기들. 보고 있으면 도쿄에 가고싶어지게 된다.
제목에서 '너의 이름은.' 하고 찍히는 '온점(.)'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들었던 터라, 대체 무슨 의미일까. 왜 물음표나 느낌표도 아닌, '온점'일까 생각하며 영화를 봤다. 보고나니 알겠더라. 아, 너의 이름은.
일본은 관계에 있어 '끈'을 참 중요시 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나나' 라는 만화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은 '붉은 실'로 이어져 있다고 하는데, 이 영화에서도 '매듭끈' 그것도 '붉은색 매듭끈'이 두 사람에게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 그리고 궁금한 것 한가지- '무스비' 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무스비는 주먹밥 아닌가? 하필이면 남자 주인공이 주먹밥을 먹는데 '무스비' 이야기가 나온다. 한자가 다른건가? 일본 잘 아는 분은 설명을 좀.. 해주세요..
'너의 이름은.'을 보고 나니 긴 여운과 함께 몇 가지 영화들이 떠올랐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 나도 모르게 더 빠져 드는 그런 이야기들. 판타지 로맨스라고나 할까.
모두의 사랑이 다 다르고, 특별하겠지만서도- 특별히 더 특이한, 그리고 기묘한 그런 로맨스 영화들이 떠올라서 '너의 이름은.'과 함께 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주의1) 다음의 영화 이야기들은 절대 현실에서 일어 날 수 없는 러브 스토리이므로 너무 빠져들지는 말자.
**주의2) 약간의 스포를 포함할 수 있음
Edited by Movie Saver.
#판타지로맨스 #기묘한이야기 #영화추천 #무비세이버
8살짜리 두 소녀 소년이 내기를 시작한다. 사탕 상자를 주고 받으며 상대방이 해야할 내기를 정해 주는데, 그 종목들이 쉽지 않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그 내기는 10년이 지나도록 이어지는데. 결혼까지 망쳐야 하는 내기로 두 사람은 절교 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사탕 상자가 배달이 되고 두사람의 내기는 다시 이어진다.
이 영화에서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극명하게 드러나진 않지만, 미친싸이코 영화라는 평이 있을만큼 (.. ) 평범한 로맨스 영화는 아니다. 아니, 저 내기를 꼭 해야하나? 왜 해? 미친거 아냐? 영화를 보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이어지는데, 묘하게 빠져든다. (마리옹 꼬띠아르가 매력적이긴 하다.)
이 영화가 호불호가 갈리게 되는 이유는, 마지막 장면 때문인데 이는 굉장한 스포가 되므로 말하지 않겠다.
프랑스 영화는 이런거야? 라고 하는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영화. 프랑스 영화 입문용으로 아멜리아와 함께 추천한다.
판타지 별점은 ★★☆☆☆. 아주 현실에 없을 이야기는 아니다.
예술고의 풋풋한 10대의 사랑 이야기.
초반에 나오는 화려한 피아노 연주곡으로 영화가 유명해지기도 했고, 커버가 많이 되기도 했고, '음악영화'로 분류가 될 수도 있을법하다. (그 연주장면은 정말 아름다움!)
10대들의 로맨스 답게 풋풋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고, '예술고' 라고 하는 특정 집단에 대해 괜한 로망을 갖게 하기도 한다.
두 남녀가 그렇게 평탄하게 사랑을 이어갈 줄 알았는데, 원래 러브 스토리라는게 여주가 아파줘야 마땅하기에(?) 이 영화도 그런 뻔한 스토리를 가져가는 구나 싶었다.
BUT!!
그런 뻔하고 뻔한 스토리가 아니었다, 이 영화는. 마지막에 그런 반전이 있을 줄이야! 식스센스급 반전으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한번 더 보게 만든다. 반전을 알기 전과 후, 이 영화를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 달라진다.
로맨스 영화라기 보다는 오히려 공포스릴러가 아닌가 싶을정도로 소름 돋는 영화.
더 소름 돋는 건, 주걸륜 감독 / 각본 / 주연 으로, 다른 의미로 1인 3역 하는 영화. 피아노까지 직접 연주했다고 하니 그냥 본인 하고 싶은거 다 하려고 만든 영화인듯.
판타지 별점은 ★★★★☆. 내가 만약 남주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매일 얼굴이, 나이가, 성별이 바뀌는 한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
그 여자는,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던간에 그 사람 자체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그러기가 어디 쉽나. 매일이 달라지는 모습에 심지어 어떨때는 여자가 되고, 어떨때는 초딩이 되고, 어떨때는 국적마저 바뀌어 버리는데. 그 사람 조차 자신의 모습을 예측하기가 어려운데 그 여자는 얼마나 힘이 들
까.
외면이 매일 바뀌는 남자, 그로 인해 힘들어서 '마음'이 변한 여자. 그 둘의 로맨스를 따라가며 나는 마치 내가 아는 사람의 이야기인냥 같이 아파하고, 울면서 봤다.
영화가 너무 좋아서 DVD까지 구매 했고, 한번씩 꺼내서 보는데 볼때마다 우는 것 같다. 최근 본 한국 로맨스 영화 중에 최고라고 꼽을 수 있을 듯 하다.
이 영화도 평으로만 보자면 호불호가 엄청 갈리는 영화다. 제목과 달리, 외면의 뷰티를 중시하는 외모지상주의 영화라는 비평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영화 니깐- 그러니깐 그 수많은 날들 중의 일부가 그럴 뿐이지 영화에서 늘 잘 생긴 외모로만 나오진 않는다. 왜, 잘생김 때문에 사랑을 한다고 생각할까. 그건 한순간일텐데. 그런 날보다 그렇지 않은 날이, 여자이고 꼬마이고, 노인이 되는 날들이 더 많을 수도 있는데 여자는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인건데. 나는 여자가, 진정으로 그 사람의 내면을 사랑하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제목처럼.
판타지 별점은 ★★★★★. 처음은 재밌겠지, 흥미롭겠지. 하지만 견뎌낼 수 있을까. 나는 별로 꿈꾸고 싶지 않은 로맨스 이야기.
가장 좋아하는 SF영화는 무엇인가요? 라고 물어본다면- 스타워즈!!!!! 와 같은 대작을 이야기 해야하지만 나에게 최고의 SF영화, 최고의 로맨스영화, TOP2영화는 바로 '그녀(her)' 다. (TOP1은 아껴두고 아껴뒀다 꺼낼거다!!!)
엥? 이게 무슨 SF 야... 라고 하겠지만, 이 영화가 나올 당시만 해도 (벌써 5년전이라니..) 인공지능이 이제 막 대중화 되기 시작했던 때라 굉장히 참신한 소재였고, SF의 뜻이 '공상과학 소설' 이니 이 영화가 SF가 아닐 이유는 없다. (오히려 미래에 있을 법한 이야기로, 그 어떤 영화보다 현실적인 SF영화다.)
아니,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다니 이게 말이나 돼?
하지만 이들의 러브 스토리는 사람 대 사람의 사랑보다 훨씬 더 애잔하고, 훨씬 더 러블리하고, 훨씬 더 애틋하다.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지만 이들은 이들 나름의 방식대로 서로를 바라보고, 만지고, 안아주고 있다.
'그녀'는 개봉 당시 참 많은 해석들과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던 영화다.
인상깊었던 스토리 중에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 영화 편집 과정에서 여자주인공을 스칼렛요한슨으로 변경하고, 스칼렛요한슨은 목소리만으로 로마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 영화 속에서는 차가 지나는 거리가 나오지 않으며, 이를 위해 상해의 거리 (차가 지나다니지 않는) 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 원제는 'HER'이지만, 왜인지 국문제목은 '그녀' 이다. 목적어가 아니라 주어인 점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특히, '그녀'에서 나오는 노래들이 너무 아름답고 예뻐서 한동안 내 플레이리스트를 장악했고, 스틸컷 하나하나 다 예뻐서 모바일이고 랩톱이고 배경화면을 죄다 '그녀'로 저장 해두기도 했었다.
완벽한 SF영화로, 완전히 허구라는 것도 아는데 왜인지 몇 년 후면 있을 법한 이야기라 더 끌리고, 공감이 되고, 영화 속에 한동안 빠져 살았던 것 같다.
'AI' 라는 영화를 볼 때만 해도 어쩌면 미래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녀'를 보고나니 왠지 지금 누군가는 조금 다른 사랑을 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SF영화가 꼭 외계종족(!)이 나와야만 되는건 아니구나 라는걸 깨달으며, 이런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도 SF가 될 수 있구나를 알게 해준 영화.
판타지 별점은 ★★☆☆☆. 이 세상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존재하니깐. 아주 없을 법한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
그리고 판타지 로맨스 영화를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천녀유혼이 있다.
귀신과의 사랑이라뇨. 하지만 귀신이 왕조현이라면 그럴법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