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
오디션 프로그램은 무조건 챙겨본다. 국내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종편 가리지 않고 나오는 오디션 프로는 거의 다 본 듯 하다. 그 중에서 제일은 단연 엠넷이다. 악마의 편집과 결과는 다음편에... 로 욕을 하면서도 보게 하는 힘이 있다.
지금 단연 즐겨보는 프로는 쇼미더머니777 이다. 프로듀서 라인업도 흥미롭고 참가자의 음악 스타일도 다양해서 들을 맛이 난다. 보는 맛도 있고 ... (Ph-1 존잘...)
뭐 여튼 악마의 편집이나 번복진트 (.. )와 같은 참사 없이 아직까진 순항 중이다. MSG가 듬뿍 담겨 있던 쇼미더머니는 최근 웰니스 트렌드(!)를 반영해서인지 천연조미료 맛이 난다. 그 중 한몫 하는 인물은 슈퍼비이고.. (화나서 정신 잃은 디아크를 말리는 그를 보며 짜식 다 컸구나 하는 이모의 마음이란)
그럼에도 화제의 인물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뉴챔.. 아니 '마미손'이다. 누군지 이미 다 아는 듯 하지만 본인만 모르는 것 같은 상황이라니. 원래도 3차원 아니 한 5차원 쯤 되보이는 캐릭이라 그런 그의 행동이 너무나도 이해 되었지만 인터뷰를 보고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다른 음악을 하고 싶어도 기대하는 바가 있기에 그 틀을 깰 수가 없는 것. 그것이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 하는 그.
쇼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버벌진트는 그래서 어쩌면은 자신의 음악 장르를 정의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누군가는 무명시절로 돌아와라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좋아보여가 그의 오리지널리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버벌진트는 자신이 힙합 가수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냥 음악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 하였다. 굳이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싶다고.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다고.
아마 마미손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런지 마미손의 쇼미 오디션 곡과 이번에 내놓은 곡은 사뭇 이전과 다른 느낌이었다. 정말 반대에 있는 감성이었다.
최근 또 미술계를 발칵 뒤집은 사건이 있었다.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작품이 파쇄된 것이다. 작품은 런던의 악동 아티스트, 뱅크시의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그렇게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을 조롱하고자 애초에 작품에 파쇄기를 설치했다고 한다. 그리고 낙찰되는 순간 리모컨을 삑-. 미묘하게 하트 벌룬은 남겨졌고 소녀는 파쇄되었다.
지금 이 작품은 파쇄되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한다. 그의 작품을 어디까지 봐야하는 것일까. 파쇄된 순간 그의 작품이 완성 된 것일까 아니면 파쇄는 말 그대로 완성작을 망가뜨린 것일까.
뱅크시는 어디까지 예상하고 계획했던 것일까. 작품이 파쇄되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것도 예상 했었을까.
"파괴의 욕구는 또 다른 창조의 욕구이기도 하다 - 피카소"
뱅크시는 자신이 범인임을 알리는 동영상에서 위의 말을 인용했다고 한다.
파괴 또한 또 하나의 창조, 즉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파괴를 해야만 또 다른 창조가 가능 하다는 것일까.
마미손은 오리지널 캐릭은 숨기고 새로운 뮤지션의 등장을 알렸다. 결국 그는 파괴를 하여 새로운 스타일과 아티스트를 창조해냈다.
뱅크시는 자신의 작품이 갤러리나 창고에 고이고이 모셔두는 것이 오히려 파괴하는 것이라 생각 했을지도 모르겠다. 스트릿 아트를 지향하는 그에게 갤러리와 같은 공간은 이미 작품의 가치를 없애버리는 것이리라.
그렇기에 그는 갇혀진 혹은 갇혀질 작품들을 모두 파괴하고 오로지 길에서 사람들과 살아가는 작품만을 남겨 그의 작품세계를, 그의 가치를 끊임없이 창조하고 싶었을 듯 하다.
사실 아무도 모른다. 두 아티스트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예술의 세계는 정말 파면 팔수록 어렵고 복잡해서 깊이 생각하는 순간 끝이 없어진다. 다만 이런 흥미로운 이벤트로 인해 예술의 세계가 지루하지만은 않다는 것.
두 아티스트는 아마 이걸 계획했을 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에게 아트란 이렇게 흥미진진하다는 것.
그리고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할 듯 하다.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