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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abba Oct 31. 2018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트렌드 서적과 스타벅스 프리퀀시


1. 

올해가 끝나가고 있구나, 혹은 겨울이 왔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몇 가지가 있다. 초록색이던 나뭇잎이 노랑 빨강으로 변해, 어느새 '가을이 왔다' 하는 #감성스타그램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하는 것들이 있다. 


바로 트렌드 서적, 그리고 스타벅스 프리퀀시이다.


2. 

보통 11월이면 내년 트렌드 키워드가 나오곤 했는데 점점 그 속도가 빨라지는 듯하다.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자들이 많아서인지, 전문가들은 어느새 트렌드 서적을 출간하고, 미디어는 그 키워드를 활용해 기사를 낸다. 


그런데 정말, 그 트렌드 맞는 거야? 


3. 

트렌드, 트렌드, 트렌드...


마케팅에 발 하나라도 걸치고 있는 사람에게는 트렌드 키워드가 굉장히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소비자에게 써먹기 좋고, 또 회사에서도 설득하기 좋다. 전문가의 이름이나 책을 빌려 '이런 트렌드가 있으니 우리는 이렇게 나아가야 합니다'라고 말하면 조금 더 쉽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트렌드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대체 그걸 누가 정하는 건데, 그게 정말 맞는 건지. 나도 트렌드 키워드를 추출하는 작업을 하지만, 그 키워드가 맞는 것인지 끊임없이 묻고는 한다. 정말 맞아? 이미 지난 거 아냐? 등등. 


4.

만약 당신이 오늘 처음 트렌드 책을 보았다면, 그 한권으로 그냥 끝이라면 그건 분명 잘못된 트렌드일 것이다. 트렌드라는 것은 지금의 현상만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3년 전, 10년 전, 더 나아가 역사 속 한 사건에서부터 계속 이어져 온 것들을 이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이럴 것이라고 예측 하는 것이다. 절대로 지금 혹은 1년 전의 현상만을 보고서는 트렌드는 이런 거야,라고 이야기 하진 않는다. 


밀레니얼들이 즐겨 쓰는 '스웨그' 조차도 셰익스피어의 소설 속에서 나온 말이라는 걸 상기시켜본다면, 트렌드라는 게 어떤 건지 조금은 감이 올런 지도 모르겠다.


5. 

그래서 트렌드는 작년이나 재작년, 혹은 그 이전의 책을 두고 비교하며 봐야 한다. 현상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알고 있어야만 비로소 그 키워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고, 그래야만 내년 더 나아가서는 내후년까지도 예측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 키워드를 실제로 내 사업에, 내 브랜드에, 그리고 소비자에게 제대로 써먹을 수 있다. 이해없이 배껴쓰기 식의 트렌드 키워드는 소용이 없다. 


작년에 많이 보지 않았던가. "소확행 어쩌구" 하는 제품들. 그 제품이 정말 소비자에게 '소확행' 가치를 주었을까. 단순히 레토릭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는가.


6.

소확행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에게 진짜 소확행은 '스타벅스' 일 것이다. (갑분스....) 

특히 이 시즌만 되면 더더욱이 말이다. 아, 정확하게는 "스타벅스 프리퀀시"이겠다. 소소하게 돈 써서 확실하게 얻어내는 "스타벅스 다이어리"

스타벅스의 프리퀀시와 다이어리야 말로 계절이 바뀌고, 연말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가장 정확한 증거이다. 가을로 치장을 하던 매장과 진열장은 어느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있고, 음악 역시 캐롤이나 겨울 분위기가 나는 잔잔한 음악들로 바뀌었다. 10월인데도 매장에만 있으면 벌써 12월 중간 즈음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7.

트렌드 서적과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보며 좀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아직 2018년이 두어 달이나 남았는데, 이들은 이미 2018년은 지난해이고 2019년을 준비하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는 아직 나의 2018년을 조금 더 즐기고 싶은데. 아직까지도 나뭇잎이 빨강 노랑으로 예쁘게 물들어 있는 이 시간을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아마 남은 시간을 트렌드 서적 두어 권과 스타벅스 프리퀀시를 모으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 빠른 것 같지만, 그 두 가지를 하면 마치 내가 남은 시간을 잘 보낸 것 같기도 하고 내년을 잘 준비한 느낌도 들기 때문이다.


8. 

10월의 마지막 날. 그리고 내일이면 11월이다. 사람들은 아마 더 바삐 움직일 테다. 이제 두 달 밖에 안 남았다며. 하지만 시간은 많다. 일수로 치면 60일 정도 남아있다. 그 시간이면 충분하다. 트렌드 서적도 읽고 스타벅스 프리퀀시 모으기에 적당한 시간들이다. 


2018년이 끝나간다는 느낌은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기대되고 두근거린다. 

트렌드 서적과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내가 1년 중 가장 기다리는 책이니깐, 이들과 함께할 11월과 12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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