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집요하게 나를 따라다니며 무작정 제안 문제에서 놓여났는데도 여전히 기대하는 마음은 붙어 있었다. 함께 연구공동체를 운영하며, 기획 역할을 맡았다. 한 가지 키워드에 집중하면, 모든 자료를 샅샅이 살펴 피라미드식으로 거친 생각에서 촘촘한 방법까지 정리를 하는 편이라 이번에 맡은 일도 그렇게 발표를 준비했다. 거친 생각을 촘촘하게 모아가는 과정에서 가지치기되는 생각의 덩어리들을 가지는 것은 나만의 재산을 쌓아 올리는 것처럼 기쁨의 시간이 되었다. 깊이 있되, 심플하게 최종 아이디어를 구글 슬라이드에 그렸고, 몇 번을 살피며 나의 시간을 즐겼다. 기대감이 시간에 비례해서 높이차 올랐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업무 책임을 맡으며, 기획을 종종 했다. 그때마다 밖으로 꽤 드러난 성취와 함께 찾아온 것은 "굳이?"라는 질문이었다. 지금은 업무에서 잠시 비켜나 있고, 나만의 역량에 몰입하고 있다. 새로운 세상에 달려 나갈 준비를 위해 호흡을 가다듬고, 편도체의 가파른 부정적 접속을 끊어내며, 효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드디어 기획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날이 되었다. 결과는? 역시 이전 경험과 비슷했다.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쫓기듯 올라오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며, '무작적 제안'에 걸려든 것이다. 이것 또한 내가 만든 속도이며 덫이다. 그 덫의 속성은 기대심에 따른 실망감이다. 집요하게 따라다니던 것에 거리두기를 했던 나는, 방심하는 사이 "무작정"에 감염되어, 실망감의 치유를 기다린다. 물론 예전보다 단단해진 터라, 치유의 시간은 짧을 듯하다. 제대로 관찰하고, 세심한 제안을 한다. 2주 차의 경험 지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