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탄생

by 복쓰


써 내려가는 글 위에서, 현재의 생각이 탄생된다. 오래된 시간 속 생각을 떠올려보면, 기억 저장소에 붙들어 두지 못했다. 심지어 그때 마음까지도 돌보지 못했다. 바빴고, 바쁘다고 믿고 있었다. 막상 달리던 속도를 줄였고, 볼 수 있는 속도가 되어서야 제대로 볼 마음을 먹었다. 아마도 그때부터 글을 써 내려갔다. 글쓰기가 일상에 일부로 자리 잡자, 나는 나의 글을, 마음을 돌보고 있다.


글은 나로부터 소외되지 않는다. 나도 글로부터 소외되지 않았다. 일기장에 마음을 담아내었던 오랜 예전의 내가 살아난다. 몇 번을 읽고 읽으며, 나를 설레게 했고, 엉켜있던 마음을 풀었다. 그때의 내가 나한테 웃음 짓는다. 글에 스며들어, 글과 함께 가고 있다. 쓰기 위해 보고, 보기 위해 쓰고 있다. 마음을 고스란히 살피며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예민함을 가지고 있다. 속도와 민감함을 맞바꿨다.

나를 돌보는 시간을 그렇게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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