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거리감으로 되물으며 아늑해진다.
세상을 치열하게 지나왔다. 세상을 문득 돌아봤을 때 나는 허덕이고 있었다. 허덕이는 나인지, 내가 아닌지도 모를 일이다. 그림자를 쫓아다니는 사람처럼 보였다. 무엇을 쫓아다니는지 살펴봐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었다.
지금까지 질문을 하라고 요청했고, 질문을 꺼내 놓기는 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질문을 잘하게 만드는 비법 같은 언어는 내 옆에 쌓였다. 다른 사람을 향한 질문도 큰 충격만 없으면 그럭저럭 버틸 모양으로 쌓여갔다.
어느 날, 질문을 받았다. 나를 향한 질문.
"기분이 어떠세요?"
머리가 하얘지고, 입이 기능을 못했다. 눈빛은 흔들렸고, 다시 한번 생각해도,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는, 나로 살고 있지 못했다. 내 기분조차 말하지 못하는 내가 과연 나의 주인인가?
감정하나 선명하게 꺼내지 못하는 자신을 살피는 날이 길어지면서, 버티기가 어려웠다. 그 질문이 아니었다면, 내 세상은 잘 포장되어 인정받으며 그럭저럭 문제없이 굴러갔을 것이다.
기분에 대한 질문에 대답은 결국 하지 못했다. 불안했다.
불안이 깊어질수록 안정된 관계를 찾는 나를 발견했다.
안전한 관계 속에서 다시 질문을 직면하게 되었다.
나는 나에게 되묻는다.
'지금 내 기분은 어떤 거지?' 나를 향해 질문을 하며, 찬찬히 내 안을 살핀다.
'왜 그런 마음이지?' 되묻기 위해서 나는 나로부터 적당한 거리감을 만들었다.
적당한 거리감은 나를 치열하게 바라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 시간이 아늑함으로 채워진다.
나를 따뜻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