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나요?

순수의 시대

by 복쓰


439쪽

그는 그녀가 갔음 직한 극장들, 그녀가 보았을 그림들, 그녀가 자주 찾았을 법한 화려한 옛 건물들, 그녀가 얘기를 나누었을 것만 같은 사람들, 잇따라 떠오르는 생각, 호기심, 이미지, 그리고 고풍스러운 배경에서 대단히 사교적인 민족을 보며 떠오르는 연상들을 생각했다. 갑자기 한 젊은 프랑스인이 했던 말이 기억났다. "아, 좋은 대화.... 그만한 것이 없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질문과 대답

좋은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나요?


후배 교사를 컨설팅했다. 2주라는 시간 동안 함께 고민하고 실행하며 풀어나간 이야기가 쌓여갈수록 후배에 대한 기대가 나도 모르게 올라갔다. 후배가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날, 내 마음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연구 발표 초반에 명료하게 말하던 내용이 뒤로 갈수록 방향을 잃었고, 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점차 바뀌었다. 오랜만에 화가 나는 감정이 올라왔다.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으니까.


퇴근하고, 집에 와서 딸아이와 대화가 시작되었다. 엄마의 속상함과 화가 났었음을 아이에게 이야기했다.

"엄마가 엄청 노력했는데, 후배 선생님이 실수를 좀 해서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올 것 같아. 그래서 엄마가 좀 속상해."

"엄마, 엄마가 최선을 다했어?"

"응, 엄마는 할 수 있는 만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실제로 연습도 해보면서 노력을 한 것 같아."

"그 후배 선생님이 한 것은 한 것이고, 엄마가 최선을 노력을 다하면 괜찮은 거 아니야?"

"...."

그렇게 말문이 막힌 엄마는 딸아이의 조언을 들었고, 그날의 대화는 끝났다.


다음 날 오전, 집에서 화상 수업으로 3명의 아이들과 토론 수업이 있었다. 그 아이들과의 수업이 어찌나 재미있었던지 원래 시간보다 30분이나 더 초과해서 대화가 이어졌고, 참여한 아이들의 마무리 발표 내용에 감동하며 수업을 마쳤다.


딸아이가 엄마의 화상 수업이 끝나는 것을 보고, 바로 말을 걸어왔다.

"엄마, 방금 수업 어땠어?"

"응, 신나고, 재미있었어."

"왜 그랬을까?"

"응, 엄마가 최선을 다해서 수업을 했고, 참여한 학생들도 재미있게 참여한 느낌이 들어."

"엄마, 그거야! 엄마가 최선을 다했으면 된 거야."

8살 딸아이와의 대화는 하루를 넘겨 이어지고 있었다.

기나긴 인내심을 가진 딸아이가 선생님 같다.


좋은 대화란... 사랑하는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전해주는 것이 아닐까? 아이에게서 배운 좋은 대화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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