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누구인지 알게 된 적이 있나요?
삶의 한가운데
84쪽
나는 슈타인에게 고마움을 느껴야 옳아. 그는 늘 나와는 다른 어떤 것을 나에게서 만들려고 했으며, 그리고 이런 그에게 계속 반항하는 가운데 내가 정말 누구인지 알게 되었으니까. 자기 자신도 모르면서 인간이 무엇인지 알겠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야.
나의 질문과 대답
내가 정말 누구인지 알게 된 적이 있나요?
내가 먼저 알아차린 것은 내가 감정에 대해서 꺼내놓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나는 감정을 묻는 질문에 생각을 깊게 하며 교수님의 질문에 당차게 대답하려고 했다. 그림책 수업을 많이 해서 감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수님은 생각 말고, 지금의 감정에 집중해 보라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셨다.
나는 감정을 묻는 질문에 대답을 하기도 어려운 데다, 누군가에게 나 자신이 부족한 사람으로 비치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또 하나 더 알아차린 것은 내가 말과 말 사이에 침묵을 견디지 못한다는 점이다.
나의 느낌에 처음 집중해 본 것도 아마 논문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그 이전에는 감정에 대해 묻는 것은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들과의 수업에서 내가 한 일이지만, 나 자신의 감정에 대해 내가 대답을 한 일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았다. 누구에게라도 느껴지는 감정을 쉽게 꺼내놓지 못하다니. 내가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시간을 보내며, 시간에 쫓기며, 건너다닌 삶에서 내가 정말 누구인지 알고 싶은 질문은 늘 나의 변두리만 맴돌 뿐이었다. 나의 감정조차 대답하기 어려운 상태였으니까.
내가 감정에 집중한 것은 글을 쓰고, 대화를 나누면서부터이다.
"지금 어떤 느낌이 들어?"라고 내가 나에게 질문하면, 나는 흘러가는 강물에 판단이나 지시, 명령과 같은 생각을 맡겨놓고 지금 이 순간의 감정에 집중한다.
감정을 살피는 일은 중요했다. 지금 감정이 에너지가 되어 나의 말과 행동을 선택하여 꺼내놓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눈물이 잔뜩 났다. 나를 알아야 하는 것이 숙제처럼 느껴져서가 아니라, 나를 느끼며 나에 머물고 있는 순간이 나를 위한 선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짧은 순간이지만 아련하고, 고마웠다.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어떤 것을 경험하는지, 그 경험의 의미를 되살펴보는 것이 나를 위한 한걸음이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보다 우선해서 말이다.
오늘 나의 삶의 한가운데는 "나의 감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