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물러났다고 생각했던 과업이 여전히 앞에 놓여 있는

남아 있는 나날

by 복쓰

135쪽

나는 약 오른 기색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야 했다. 거의 뒷전으로 물러났다고 생각했던 과업이 여전히 내 앞에 멀쩡하게 놓여 있음을 뒤늦게 깨달았던 것이다.


나의 질문과 대답

거의 물러났다고 생각했던 과업이 여전히 앞에 놓여 있는 일이 있나요?


상대방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상대의 구멍 난 마음을 채울 진심이 담긴 말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또 다른 구멍이 있어서, 더 많은 말을 듣기를 바란다는 것이지요.

처음에 저는 저의 말이 부족하다고 여겼습니다.

답답한 마음의 화살은 자신을 탓하는 화살촉이 되어 나를 아프게 했습니다.

나 자신이 모자란 부분이 있다고 여기며 화살촉을 더 세밀하게 만들어 나를 아프게 했어요.

더 많은 순간을 상대에게 충실한 언어로 보답했어야 한다며 스스로를 제대로 탓했습니다.


갑갑했습니다. 머리는 지끈지끈 아팠고, 말은 입가에서만 맴돌았어요. 소리로 나아갈 줄 모르고 말이죠.


조용한 아침 출근길, 운전을 하며 생각의 화살이 내 마음 구멍으로 날아듭니다.

사람마다 마음 구멍을 채울 말이 다를 것이다는 명제예요. 마음 구멍을 채울 양도, 그 종류가 너무나 다르다는 것!


결국 내가 전했던 진심의 말은 나로서는 충분했지만, 그 사람에게는 맞지 않았음을 인정했어요. 그것은 나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분이 가진 마음 구멍의 크기와 종류가 너무 컸다는 데 있지요.


나는 자책의 화살촉을 돌릴 수 있었어요. 그날 이후로.

거의 물러났다고 생각했던 과업!

여전히 답답하게 느껴졌던 그분과의 대화가 언제든 내 앞을 찾아들 수 있지만, 그건 나의 탓이 아님을 진실되게 느낍니다.


이전보다 답답하지는 않아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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