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싸움을 한 적이 있나요?

폭풍의 언덕

by 복쓰


55쪽

인간이란 얼마나 허황한 바람개비같이 변덕스러운 존재인가! 세상과 모든 관계를 끊으려 결심하고 마침내 관계를 가지려야 가질 수도 없는 장소를 발견하여 내 운명에 감사한 나였건만, 약한 인간인 나머지 어두워질 때까지 우울과 고독과의 싸움을 계속하다가 결국은 손을 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나의 질문과 대답

고독과 싸움을 한 적이 있나요?


한 때는 내가 잘하는 것이 많고, 내세울 것이 많다고 여겼습니다.

어딜 가나 인정받고, 내 이름 세 글자가 언제든 불리길 바랐으니까요.

하지만 코로나로 모든 것이 단절되어 혼자만의 공간이 주어졌을 때를 돌이켜보면 어쩐지 부끄러워집니다.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특히 내 이름이 내세워지지 않는 곳에서 나는 힘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나는 혼자 지내는 법을 잘 몰랐습니다. 혼자 있으면 고독과 우울감이 찾아왔으니까요.

사실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사람들이 인정하는 일에 몰두하며, 인정을 받기 위해 애쓰는 일은 내가 잘하는 일이기도 했어요.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나는 무엇을 하나요?

고독의 시간 속에 내가 놓였을 때, 나는 그 공간과 시간에 대항하여 어떤 싸움을 벌이나요?


변화는 서서히 찾아왔습니다. 우두커니 혼자 있는 내가 두려워서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내가 찾은 사람들은 조용하고, 차분했습니다.

모두 그들만의 시간과 의지를 가진 것이 보였습니다.

나는 그들을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책을 읽고, 질문을 만들고, 글을 썼습니다.


직장에서 느껴보지 못한 자유를 보게 되었습니다.

나도 그 자유로움을 느끼고 싶어, 그들을 더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어느덧 그들과 함께한 지 20번째 횟수가 됩니다. 함께 읽은 책이 20권이고, 지금은 21번째 책을 읽고 있습니다.


나는 고독과 싸움을 하기보다는 혼자 시간에 감사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나는 충분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외로움이 앞서기보다 혼자만의 평화로움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웁니다.


지금 여기에서 경험이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내가 나를 고맙게 여기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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