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과 싸움을 해보았나요? 어땠나요?
폭풍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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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완강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나무에 기대지 않을 수 없었지요. 괴로움과의 싸움 끝에 자기도 모르게 손끝까지 떨고 있으니까요.
나의 질문과 대답
괴로움과 싸움을 해보았나요? 어땠나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나를 만났습니다.
큰 소리 내는데 제법 자신이 있다고 여기며 살았습니다.
나는 내가 느끼는 것을 말하는 것에도 서툴렀습니다.
그저 좋아요, 싫어요를 말하며 나의 감정에 제대로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어떤 느낌이 드나요?"
이 질문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혹시 대답이 틀리기라도 하면 어쩌지 걱정했습니다. 대답을 하고 나서 숨을 곳을 찾기도 했어요.
나는 내가 나로 살아가는 느낌이 희미했습니다.
내가 제대로 보인 날,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나를 이해한 날, 그동안의 내가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많이 괴로웠고, 눈물이 났습니다.
지독한 괴로움이 내 얼굴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눈물을 그대로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펑펑 울면서, 괴로움과 사투를 벌였습니다.
그동안 내 느낌마저 침묵했던 시간을 애도했습니다.
충분한 애도가 필요했고, 나는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괴로움이 다시 찾아들 것입니다.
그럼에도 모르는 내가 당연하다는 생각이 나를 기운 나게 해 줍니다.
무엇을 어떻게 겪을지 모릅니다. 막연함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자유로움이 두 눈에 선물처럼 다가왔습니다.
괴로움과 싸움, 다시 시작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