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다짐

by 복쓰

서늘한 병원 냄새가 이제는 엘리베이터 문 앞까지 흘러와 코를 스쳤다. 첫 아이를 이곳에서 낳고 조리원까지 머문 뒤라 둘째 출산을 위해 간호사 뒤를 따라 자신감 있게 뒤뚱거리듯 걷던 일이 아득하게 떠올랐다. 두 번째라고는 해도 스치는 병원의 향이 꿈인 듯 진하게 온몸을 감쌌고, 3살 큰아이를 보는 순간 어느 정도의 선까지는 애절한 눈빛을 모른척해야겠다고 작정했다. 그러나 애절함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마음에 대해서는, 출산을 앞두고, 엄마를 애절하게 바라보는 아이의 가슴속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엄마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담담한 척하는 엄마의 두려움과 아이를 안아보지 못하는 애절함은 내색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절대로 아이를 1분 이상 쳐다보지 않겠다는 매운 다짐으로 하릴없이 병원 구석구석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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