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친구 대화법으로, 네루다를 살펴볼까요?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151쪽
산크리스토발 언덕에서 공동묘지까지 가는 동안 장례 행렬을 따르는 사람들은 늘어만 갔다. 마포초 강변의 꽃 장수 여인들 앞을 지날 때는 죽은 시인과 아옌데 대통령을 기리는 구호들이 터져 나왔다.
나의 질문과 대답
보석친구 대화법으로, 네루다를 살펴볼까요?
<그림책 생각대화>(출간예정/구은복/에듀니티)에 나오는 17가지 대화법 중에서 1가지를 적용해 볼까 해요.
보석친구 생각대화는 인물을 여러 측면으로 살펴보는 방법인데요.
오늘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의 중요한 인물인 네루다에 대해 이야기 나눠봐요.
보석친구 생각대화는 3가지 질문으로 구성되었어요.
첫 번째 질문, 그 인물을 떠올리면 어떤 마음이 드나요?
두 번째 질문, 그 인물에게서 빛나는 보석은 무엇인가요?
여기에서 보석은 가치를 나타내는 단어예요. 아이들과 대화할 때, 가치라는 단어 대신 보석을 사용하면 조금 더 부드럽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요. 보석이라는 단어가 전해주는 따뜻함이 있거든요.
세 번째 질문, 그 인물에게 필요한 보석은 무엇인가요?
이렇게 보석친구 생각대화는 세 가지 질문으로 인물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요.
그럼,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에서 네루다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 볼까요?
조금의 침묵이 있을 수 있으니, 기다려주는 시간이 중요해요.
첫 번째 질문, 네루다를 떠올리면 어떤 마음이 드나요?
포근한 마음이 들어요. 최근에 다른 사람과 불편한 일이 있었을 때, 요즘 우리 아빠는 저의 편을 들어주시더라고요. 끝까지 들어보시지도 않고, 무조건 제 편을 들어주시니까 오히려 제가 그 불편한 상황을 제대로 살펴보게 되었어요. 네루다가 무조건 마리오 편을 들면서 베아트리스 엄마와 이야기 나누는 장면에서 우리 아빠와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두 번째 질문, 네루다에게 빛나는 보석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있어 시인 네루다에게서 찾은 가장 빛나는 보석은 "사려"입니다. 우편배달부 마리오가 자신의 문 바깥에서 구름을 보며, 생각에 골똘히 빠질 때 그 상황을 궁금하게 여기며 질문을 했어요. 다른 사람의 감정과 그의 상황을 신중하게 생각하며 세심하게 지켜보는 시인의 모습이 위대하다고 느꼈거든요.
세 번째 질문, 네루다에게 필요한 보석은 무엇인가요?
민중의 시인으로 죽음 직전에도 "메타포"를 떠올린 네루다에게 필요한 보석은 "건강"입니다. 책 한 권도 읽지 않고, 글을 모르는 어부의 집에도 필독서로 자리 잡고 있는 네루다 시인의 책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어주었을까요? 시인이 건강한 모습으로 칠레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남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예상치 못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건강을 잘 챙겨 망명 생활을 하더라도 사람들 곁에 오래오래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이렇게 보석친구 생각대화로 시인 네루다에 대해 질문으로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어요. 소설 속에 등장했지만, 실존 인물이기도 한 시인 네루다가 저에게 전해준 언어의 힘이 컸습니다.
'누군가의 성장을 돕기 위해 어떤 말과 행동이 더해지면 좋을까?'는 마지막 질문과 함께 칠레의 시인 네루다는 제 마음속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떤 한 사람이 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적 경험과 함께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