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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쓰 Oct 19. 2021

놀이터 시계는 멈췄는가



추웠다.


등에 매인 아이의 유치원 가방 무게로 어깨는 자꾸 처지고 그럴 때마다 오늘 새벽 소풍 도시락 싸느라 일찍 일어난 덕에 감기는 눈까지 나는 손을 들어 올리며 아이에게 손짓을 했다.


허리까지 흘러내릴 듯 유치원 가방이 미끄덩한 줄로 자꾸 어깨 사이를 빠져나왔다. 집에 돌아갈 시간이 보이지 않고, 춥기도 한 저녁나절, 나는 자꾸 고꾸라질 듯 허뚱거리곤 했다. 그동안에도 아이가 탄 그네는 쉼 없이 앞뒤 오가는 것을 반복했다.


같이 놀던 아이의 친구와 엄마가 나를 향해 집에 먼저 간다고 손을 흔들었다. 아이가 주고 간 킥보드까지 손에 쥔 나는 집에 돌아갈 시간을 아슬아슬하게 기다리며 핸드폰 시계를 보며 저만치 앞서가 있는 아이를 따라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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