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웠다.
등에 매인 아이의 유치원 가방 무게로 어깨는 자꾸 처지고 그럴 때마다 오늘 새벽 소풍 도시락 싸느라 일찍 일어난 덕에 감기는 눈까지 나는 손을 들어 올리며 아이에게 손짓을 했다.
허리까지 흘러내릴 듯 유치원 가방이 미끄덩한 줄로 자꾸 어깨 사이를 빠져나왔다. 집에 돌아갈 시간이 보이지 않고, 춥기도 한 저녁나절, 나는 자꾸 고꾸라질 듯 허뚱거리곤 했다. 그동안에도 아이가 탄 그네는 쉼 없이 앞뒤 오가는 것을 반복했다.
같이 놀던 아이의 친구와 엄마가 나를 향해 집에 먼저 간다고 손을 흔들었다. 아이가 주고 간 킥보드까지 손에 쥔 나는 집에 돌아갈 시간을 아슬아슬하게 기다리며 핸드폰 시계를 보며 저만치 앞서가 있는 아이를 따라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