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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ie Oct 30. 2023

경력이 4년밖에 안되는데 프리랜서 할 수 있을까?

프리랜서로 일한 지 어느덧 1년이 좀 지났다. 처음부터 프리랜서를 하려고 퇴사를 한 것도 아니었고 앞으로도 평생 프리랜서만 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회사 밖으로 나와보니 많은 기회가 펼쳐졌던 만큼, 할 수 있는 데까지 나의 가능성을 믿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 


10년 차 마케터가 프리랜서가 된 이야기, 유명 기업 마케터에서 프리랜서가 된 이야기, 프리랜서로 월 1000만 원 번 이야기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만 봐도 정말 많다. 하지만 나는 대단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던 사람도 아니고 경력이 오래되지도 않아서 내가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퇴사 후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살아가면서도 더 많이 벌고 있고, 회사 안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기회를 잡으며 성장하고 있다. 프리랜서가 된 지 1년, 그 과정을 되돌아봤다. 




첫째, 퇴사를 결심한 이유


내가 다니던 회사는 정말 다니기 편한 회사였다. 출퇴근 시간이 먼 것만 빼면, 칼퇴근에 성과 압박도 없고 월급루팡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러나 성취욕이 중요한 나에게는 너무 힘든 회사였다.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나에게도 도전할 수 있는 일이 떨어지길 바랐지만 회사는 변화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회사 밖에서 내 힘으로 도전하고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다른 이유는 내 인생의 가치에 맞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맘때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했다. 가끔 유튜브 등을 통해 너무 많은 정보를 얻다 보면 휩쓸릴 때가 있다. 이렇게 휩쓸리는 인생을 살지 않으려면 나만의 중요한 가치를 정하고 의사결정을 그 가치를 기준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수많은 책을 읽으며 나에게 중요한 가치를 결정했다. 이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책은 <1년 뒤 오늘을 마지막 날로 정해두었습니다>라는 책이었다. 당장 1년 뒤에 죽는다고 설정했을 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할까? 나는 건강과 자유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과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인간에게 주어진 삶의 아름다운 순간을 누릴 수 있는 자유,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과 일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 몸이 안 좋으면 쉴 수 있는 자유. 그리고 이러한 자유는 곧 건강과 연결된다. 


<퇴사를 준비한 과정>

퇴사하고도 금전적인 어려움 때문에 목표를 포기하고 다시 회사에 돌아오는 일이 없도록 1년 이상 버틸 수 있는 돈을 마련했다. 내가 월평균 얼마를 쓰는지 계산하고 그걸로 12개월을 곱해서 계산해 보면 감이 잡힐 것이다. 

퇴사를 통해 잃을 것과 얻는 것을 정리했다. 단순히 커리어뿐만 아니라 나의 인생 전체를 보고 머무를 것인지 도전할 것인지.

나만의 SNS 채널을 만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생각하고 내가 꾸준히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채널을 키워갔다.

퇴사 후 도전해보고 싶은 일들을 정리했다.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 계획과 지금의 길이 많이 다르지만 이때는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적어놓고 퇴사하고 도전할 생각을 했다. 

 

둘째, 퇴사 후 공백기


퇴사 후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해외여행을 못 가고 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새로운 도전들을 바로 시작하게 되었다. 퇴사 후 바로 시작한 일은 카페에서 일해보기. 많은 직장인들의 로망처럼, 나도 내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기 때문에 정말 내 적성에 잘 맞을지 카페에서 일하면서 테스트해 봤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항상 해보고 싶던 일 중 하나라 영어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보기도 했다. 그렇게 마케팅과는 상관없는 일들을 계속 도전해 보면서 내 적성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 탐색해 나갔다. 


셋째, 프리랜서로 성장한 과정 


그러다가 우연히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는 F&B 브랜드의 프리랜서 마케터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프리랜서로 계속 일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게 프리랜서로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처음 미팅할 때가 생각난다. 작은 F&B 브랜드였지만 나는 며칠 동안 시장조사부터 시작해서 브랜드 전략까지 PPT 자료를 만들었다(아주 긴장한 상태로). 그리고 미팅 때에도 염소같이 떨리는 목소리로 발표를 했었다. 그리고 같이 일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진행했던 모든 일들은 그다음 단계의 일을 따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모든 일을 할 때, 지금 이 일을 통해 더 업그레이드되어 더 큰 기회를 가져온다는 생각으로 일한다. 모든 일이 다 내 포트폴리오가 된다는 마인드는 모든 일에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게 한다. 이러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것을 보며 클라이언트 또한 만족하기 때문에 장기 계약한 클라이언트가 많아졌다. 


프리랜서로 일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태도는 '중심을 잃지 않는 것'.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짧다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 위축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렇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소신 있게 말했고, 그걸 결과로 입증해 나가며 클라이언트와의 신뢰를 쌓아갔다. 


지금의 삶에 만족하나요?


지금 나는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서 여유로운 아침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오전에 일할 기분이 아니면 리프레쉬를 하고 저녁에 일하러 가기도 한다. 그리고 평일 중 하루는 취미활동을 하며 휴식을 취하고 남은 일은 주말에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건 나의 상황에 맞게 조율할 수 있다. 또한, 매일 같은 일상이 답답하면 워케이션을 간다. 워케이션을 갈 여유도 없을 땐, 좋아하는 공간에 가서 일한다.

  
프리랜서로 일하며,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하루에 꼭 8시간을 일하지 않아도 4시간 이내로 최대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나만의 방식대로 일한다. 이렇게 일했을 때 동일한 업무량을 끝낼 수 있음은 물론이고, 더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더 멀리 보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관점도 가지게 된다. 일이 많으면 주말에 일하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내가 선택한 것이라 불만이 없다.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도전할 수 있는 지금 이 삶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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