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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적글적샘 Aug 11. 2021

분홍빛 광안리

기억하건대, 고등학교 졸업 이후 한 번도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다. 학창 시절 미술 과목의 성적이 늘 안 좋았던 터라, 나에겐 손재주가 없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어쩌다 좋은 기회로 참가한 원데이클래스에서 놀라울 정도의 힐링을 경험했다.

분홍빛 노을이 깔린 광안리 바다는 내가 사랑하는 풍경 중 하나다. 아주 짧은 시간에만 나타나는 그 풍경을 놓칠 새라 많이 사람들이 셔터를 눌러댄다. 그 기억 속 장면을 나만의 감성으로 표현했다. 구름이 얕게 펼쳐진 부드러운 하늘, 넓게 자리한 에메랄드빛 바다, 그 사이에 깔린 분홍빛 저녁노을, 잘게 부서지는 파도 거품, 그리고 서서히 어두워져 가는 광안대교를.

선생님의 설명대로 차분히 따라 하니 어려울  하나 없었다. 나에게 부족란  손재주가 아니라, 누군가의 친절한 안내차분한 공간, 그리고 넉넉한 여유였는지도 모른다. 생각을 구도와 도형으로 끄집어내고, 공간의 여백을 채색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기쁨을 무엇과 비교할  있을까. 다들 그림 한번  그려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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