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적글적샘 May 02. 2022

라이온킹과 방콕

2015 12, 뉴욕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보내며 브로드웨이에서 라이온킹을 봤다.  인생  장거리 여행을 마무리하며 언제가 다시 한번 뉴욕에 온다면 브로드웨이에서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을 왕창 봐야지라고 생각했다.

2020년 1월엔 영어학원을 열심히 다녔다. 2월 누나와의 뉴욕 여행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북유럽 연수를 떠나기 전 비행기와 숙소, 뮤지컬을 예약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졌다. 모든 예약을 취소하고 그렇게 내 마지막 여행도 끝이 났다.

어젠 6년 만에 라이온킹 뮤지컬을 봤다. 뮤지컬을 본 뒤엔 마스크를 벗고 커피를 마시며 거리를 걸었다. 같이 간 친구와 이번 겨울에 방콕을 가보는 건 어떨까라며 여행 이야기를 나눴다. 방콕에 가서 뭘 하고 싶은지 물으며 잠시나마 그곳을 상상했다. 뜨거운 여름과 수영장, 시원한 수박 주스와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천천히 그려 보았다.

이번 겨울엔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사람들 얼굴은 마스크로 반쯤 가려져 있지만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시작되는 게 일상이고, 삶인가 싶다. 힘들고 지친 삶이 끝없이 이어질 듯싶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숨기고 있던 밝은 얼굴을 보여주는 게 인생인가 싶다.

작가의 이전글 혁오의 톰보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