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화-금까지 수영을 배운다. 먼저 유튜브를 보며 수영 가방 싸는 법을 배웠다. 습식 수건과 수모, 수경을 구입했고 나머지는 기존 물품을 사용했다. 아침 일찍 수영 수업을 듣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초급반은 나 포함 3명.
4일 정도 숨 참기, 발차기, 팔 돌리기를 배웠다. 강사 선생님은 생각보다 잘 따라 한다며 진도를 빨리 빼도 되겠다 하시는데… 나는 영 만족스럽지가 않다. 계속해서 몸에 힘이 들어가고, 몸이 가라앉는다. 팔을 힘껏 돌리면서 그 짧은 순간에 숨을 쉬어야 하는데, 매번 물을 먹기 일쑤다. 기껏 숨을 쉬었다 생각하면 발 차는 걸 놓치고 만다.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애가 탄다. 연습하고 반복하면 숙달된다고 하지만, 자유형만 6개월을 배우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 내가 그렇게 될까 두렵기도 하다.
강사님은 여유롭다. 칭찬과 격려를 섞어가며 나아지고 있다고 말씀해 주신다.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초보 레인에서 영원히 맴돌까 봐 신경 쓰인다. 그래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잘 따라하나를 신경 쓰게 된다. 이러다 제풀에 지쳐 그만두면 어쩌지 하는 생각들이 물 아래에 잠겼다가, 다시 떠오르길 반복한다.
가르칠 때는 알지 못했던 배움의 두려움이 이런 것이겠지. 내 여유로움에도 불안하며 떨었을 학생들을 생각하니 괜스레 미안해진다. 내 칭찬과 격려로도 쉽사리 가라앉히지 못했을 학생들의 걱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그럼에도 다짐해 본다. 앞으로도 많은 것들을 배우며 이 두려움을 잊지 말아야지. 가르치는 사람의 가장 큰 미덕이 배움에 대한 겸손임을 기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