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올렸던 '느릿하게, 앞으로'라는 글을 제출했다. 선생님이 꼼꼼하게 읽으시고 이런저런 조언을 해 주셨는데, 투박하게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소중했다. 특히나 글을 읽고 군더더기 표현들, 부자연스러운 문장 등을 고쳐 주시는데, 고친 문장을 읽으니 내 글에서 거칠게 튀어 오른 요철들이 부드럽게 정리되는 느낌이다. 아래는 내가 받은 피드백. 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글을 차분하게 가다듬어야겠다.
했다, 었다 등의 과거형 시제를 반복해서 사용하면 글이 편하게 읽히지 않습니다. 현재형 시제로 계속 서술하다가 중간에 과거형 시제를 한 번만 써도 그 이전의 일이 모두 과거가 됩니다. 그러니 현재형 시제로 글을 쓰는 연습을 해 보세요.
글의 첫 문장은 전체 글의 흐름을 좌우합니다. 그러니 비문, 부자연스러운 문장을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독자의 눈길을 끌겠다는 생각으로 압도적인 첫 문장을 고민해 보세요.
수영 강사 선생님이라고 표현할 필요가 없습니다. '님'이라는 표현은 주관적인 표현입니다. 글은 객관의 눈으로 써야 합니다. 불필요한 존칭 표현은 전부 제거하세요.
저는 짜임새 있는 글을 좋아합니다. 특히 양괄식 글이 좋습니다. 첫 문단에서 언급한 내용을 제일 마지막 문단에서 다시 한번 언급하며 변화된 삶의 태도를 드러내는 방식을 사용하셨네요. 글이 안정감 있게 느껴집니다.
다른 수강생들의 글을 읽고 던져 주시는 피드백도 매우 좋았다.
'허전했다.'라고만 진술하지 말고 '왜 허전한지'를 쓰셔야 합니다. 감정과 생각, 견해를 뒷받침하는 문장들이 탄탄하지 않으면 글이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예) 이정표가 없거나 가끔씩 있는 등산길에는 큰 바위나 돌탑 큰나무 등도 이정표가 된다.(주제 문장) 인위적인 표시판보다 자연 경관이 운치 있는 멋진 이정표다. (뒷받침 문장)
제목을 인상적으로 짓는 연습을 꾸준히 하세요. 욕심을 내려놓으니 삶이 편안해졌다는 주제로 글을 쓰셨는데 글의 제목을 '어떻게 만족하나'로 짓는 것보다 '사는 게 별 건가'로 하는 게 훨씬 인상적이겠습니다.
특히 수강생들 중 한 분이 쓰신 글이 무척이나 좋았다. 한 명의 점쟁이에게 몇 년의 간격을 거쳐 점을 본 이야기였는데, 점쟁이가 말하는 남편과의 관계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태산과 두꺼비'의 관계에서 '태산과 들두꺼비'로, 이어 '바다와 거북이'로 변하며 서로 없이는 살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는 이야기. 글을 쓸 때는 하나의 에피소드, 하나의 단일한 사건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시간의 연속선상에 있는 에피소드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유려하게 펼쳐낼 수 있겠다 싶었다.
행복한 글쓰기 수업, 오늘도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