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과 마케팅
“가장 무서웠던 건 실패가 아니었다.
다시 누군가와 ‘제대로 연결되는 일’이었다.”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고,
어느 정도 생활 리듬이 정돈되던 그때
영업부장님이 말했다.
“이제 한 번 같이 거래처 가보자.”
가볍게 들었지만,
속으로는 심장이 철렁했다.
나는 그동안 사회와 거리두기를 해왔던 사람이다.
폐업, 실패, 인간관계 단절을 겪고 나서
다시 누군가와 만나고,
‘회사의 얼굴’이 된다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함께 돌아본 첫 거래처는
대구, 영천, 진해, 부산.
짧은 시간에 10여 명의 사람을 만났다.
거래처 사람들이 내게 건네는 첫 질문은
“새로 오셨어요?”
“어디서 일하다 오셨어요?”
거기엔 낯섦과 기대가 섞인 호기심이 있었다.
나는 최대한 밝게 웃으며 인사했고,
대화 흐름에 따라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말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상대가 반응해줄 때
묘한 연결감이 느껴졌다.
“아, 나도 다시 연결될 수 있구나.”
영업은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는 일이 아니었다.
상대의 고민을 들어주고,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 전달하고,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일이었다.
나는 예전보다 훨씬 ‘섬세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실패와 무너짐을 경험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배려의 리듬이 내게 생겼다는 걸 느꼈다.
나는 어느새 메모를 습관처럼 하고 있었고,
고객의 말투, 표정, 반복되는 키워드를
조심스럽게 복기하고 있었다.
“나, 잘하고 있는 건가?”
내 역할은 영업만이 아니었다.
작은 회사였기에 마케팅도 함께 맡아야 했다.
하지만 나에게 그것은
‘기회’였다.
브로슈어를 기획하고,
홈페이지 콘텐츠를 작성하고,
회사의 강점을 정리하면서
나는 묻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뭘 잘하지?”
“고객은 뭘 보고 감동하지?”
그 질문은 결국
나 자신에게도 적용되는 질문이었다.
나는 뭘 잘하지?
사람들은 나에게서 뭘 기대할까?
어떤 가치로 세상에 다시 나서고 싶을까?
진짜 회복은 관계에서 완성된다_
처음엔 거래처와의 통화 한 통도 망설였다.
메일을 쓰는 데 30분이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쓰던 그 메일 한 줄,
그 인사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믿음을 주는 행위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세상은 나를 생각보다 빨리
‘일원’으로 받아주었다.
내가 그동안
혼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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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배운다는 것 – 관계 회복과 조직생활》
가장 어려운 건,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였다.
나는 다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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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은 누구와 다시 연결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