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스탤더
이 책은 ‘기본귀인오류’라는 ‘전형적이고 광범위한 편향’에 대해서 다룬다. 기본귀인오류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설명할 때 성격적 특성이나 의도에만 초점을 맞추고 맥락은 거의 또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오류를 말한다. 책 속에 나오는 예시를 하나 가져와서 설명해 보겠다.
2012년 영화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에서 브래드는 ‘패거트faggot’ 라는 경멸적 단어로 패트릭을 부른다. 이 사실만 들었을 때는 브래드가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실제로는 브래드와 패트릭 둘 다 게이이고 사랑하는 사이다. 브래드가 풋볼 팀 친구들과 함께 있었을 때 그 집단에 맞추려고 그런 경멸적 표현을 썼을 뿐이다. 상황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개인적 성향에 대해서 판단을 한 것이다.
왜 기본귀인오류로 인해 편향적인 시각이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책 전반에 걸쳐서 수많은 연구 사례들과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오류에 의한 판단 실수로 인해 편향적인 시각에 빠지는 위험성을 줄어들기를 바란다”라고 저자는 이 책을 저술한 이유에 대해서 말한다. 그것들을 요약해서 몇 문장으로 만드는 것 또한 기본귀인오류를 초래할 수 있는 관계로, 나는 몇 가지 예시를 소개하고 그것을 통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이 <판단하지 않는 힘>이라는 책을 읽었으면 하고 바란다. (물론 일부를 발췌하는 것 또한 맥락 제거에 의한 오류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그나마 나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예시 1) 기본귀인오류에 대한 첫 번째 연구
기본귀인오류에 대한 최초의 연구는 1967년 에드워드 존스 Edward Jones와 빅터 해리스 Victor Harris가 수행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피델 카스트로 Fidel Castro에 대해 특정 관점들을 취한 토론 원고들을 읽었는데, 한 조건의 참가자들에게는 원고 작성자들이 (토론단 고문이 할당한 과제에 따라) 특정 관점을 취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말해주었다. 그럼에도 이 조건의 평균적인 참가자는 연설 내용을 원고 작성자의 개인적 태도나 신념에 따른 것으로 평가했다. 존이 쿠바 사람들은 피델 카스트로 치하에서 더 잘 살게 되었다고 썼다면, 존이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임이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어이쿠. 이는 분별 있는 추론처럼 보인다. 원고 작성자들이 상황에 따라 강제로 그런 관점을 취했다는 정보를 몰랐다면 말이다.
예시 2) 맥락 제거
맥락을 덜어낸 인용의 전형적인 예는, 누군가가 인용한 말을 다시 인용하면서 그것이 원래 다른 누군가의 말을 인용한 것임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다. 2011년 미트 롬니 선거 캠프의 텔레비전 광고가 바로 그런 예였다. 그 광고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가 계속 경제 이야기만 한다면 우리는 패배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정확한 인용이었다. 오바마는 정말로 그런 말을 했다. 그러나 그는 2008년에 존 매케인 선거 캠프에 소속된 누군가가 한 말을 인용한 것이었다. 오바마의 전체 문장은 이렇다. “매케인 상원의원의 선거 캠프가 실제로 한 말을 내가 인용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계속 경제 이야기만 한다면 우리는 패배하게 될 것입니다.’” 어이쿠, 오바마의 진술을 원래 문맥에 넣어보자. 오바마의 발언 의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내가 인용해 보겠습니다”라는 부분이 삭제된 것이다. 누군가가 실수로 맥락 삭제 버튼을 눌렀던 게 분명하다.
예시 3) 젠더 레이블링
심지어 아기들이 갓 태어났을 때도 성별 고정관념에 따라 남자 아기와 여자 아기를 다르게 대한다. 다른 색깔의 옷을 입히고, 다른 장난감을 주며, 다른 방식으로 말을 걸고, 만지는 빈도와 손길에 담긴 조심스러움의 정도도 다르다. 또한 아기들은 성별 꼬리표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인식된다. 아기의 부모조차 존재하지도 않는 차이점들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아기에게 ‘여자’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남자’라는 꼬리표가 붙었을 때보다 더 작고, 더 부드럽고, 더 예쁘고, 더 약하고, 주의력이 덜하며, 위험한 짓을 덜 한다고 여겨진다. 심지어 같은 아기일 때도 그렇다.
(... 중략... : 구체적인 실험 설명 생략 )
할당된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다루어진 남자 아기들과 여자 아기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대체로 기대대로 행동하는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된다. 그 후에는 다른 행동과 다른 직업적 목표를 갖는 남자들과 여자들이 된다. 그런데 이런 차이는 성 역할을 반영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선천적인 생물학적 차이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이 예시들 말고도 표정, 사진, 몸짓 등 흥미로운 예시들이 많다. 그러한 예시들을 보면 우리가 판단하는 방법이 때때로 그다지 비논리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순간적이고 직관적인 판단이 편하고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주로 사용하며, 이 외에도 긍정적인 환상을 가지거나 상황에 대한 통제감을 느끼는 등의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상황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통해 어긋난 결정을 할 수 있으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방해할 수 있다. 작가는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며, “편향에는 장단점이 모두 있기 때문에 지금 내가 전하려는 짤막한 메시지는 (자신이 편향되었다고 생각한다면) 모든 편향을 단번에 혹은 너무 빨리 줄이려고 시도하지 말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물론 작가는 “기본귀인오류를 포함한 편향들에 빠지는 일에는 몇 가지 손실도 따르며, 내 생각에 손실이 혜택보다 훨씬 크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편향을 줄이는 쪽이다.”라고 말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기본귀인오류를 줄이는 방법들을 설명한다. 또한 그러한 시도(편향을 줄이고 진실을 알게 되는 일)로 인해 발생하는 우울 및 불안을 없앨 수 있는 방법 또한 ‘나가는 글’에서 설명한다.
“편향을 줄이고 진실을 알게 되는 일로 인한 불안과 우울”로 인해서 걱정할 정도까지 나아가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의 작가는 ‘기본 귀인 오류’에 대해서 책을 쓰면서 자신의 책 속에서는 ‘기본귀인오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고, <“편향을 줄이고 진실을 알게 되는 일로 인한 불안과 우울”로 인해서 걱정할 정도까지 나아가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문장 또한 기본귀인오류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나가는 글에 설명했다.
기본귀인오류에 대해 인지하는 것 만으로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하다 생각한다. 판단을 내릴 때 ‘내가 편향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 항상은 못하더라도 10번 중 1번이라도 그것이 가능하다면 이 책의 저자도 충분히 뿌듯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