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자의 생각 15
사람들의 행동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자면, 순간적인 쾌락 혹은 영원성에 대한 추구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죽는다고 해서 지금까지 존속해 온 세계가 없어지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내가 죽고 나서도 계속해서 존속할 세계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 길어야 100년 남짓한 인간의 인생을, 미래를 향해 한없이 늘리고 현재를 무한히 연장하고 하는 마음이 바로 영원성에 대한 추구다. 남녀가 만나 자식을 기르고, 기업가가 회사를 만들고, 스포츠 선수가 기록 달성을 위해 힘쓰고, 예술가가 작품을 만드는 이유다. (종교에 대해서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성공하고 싶고, 돈을 모으고 싶고, 예뻐지고 싶고, 명예로운 직위에 오르고 싶다는 그 욕망의 밑바탕에는 이러한 마음이 깔려있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한가? 영원한 것이 존재하며 나 또한 그 영원함에 합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가? 만약 믿는다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이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축하한다. 혹은 잘은 모르겠지만 그 방향성이 옳으며 살아가면서 점점 더 그 믿음이 확고해지리라 여긴다면, 마찬가지로 축하한다. 그런 마음은 마치 연료가 무한한 엔진과 같아 삶에서 어떤 역경을 만나도 버틸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 영원성을 추구하는 것은 번영과 체계 유지에 긍정적이기 때문에 사회에서도 쉽게 받아들여진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그렇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영원성을 믿지 못한다. 믿고 싶어도, 믿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동기로 살아가야 할까. 앞서 말한 두 동기 중 하나인 순간적인 쾌락만을 향해? 삶은 한 번뿐이라는 욜로 YOLO의 마음가짐으로 말이다. <욜로>는 일반적으로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소비나 해외여행 등의 이미지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이미지의 욜로의 이면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포기 그리고 미성숙함에서 비롯된 자기 파괴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진정한 욜로의 마음가짐은 아니다. 삶은 한 번뿐이라는 생각으로, 현재에 깊게 집중하며, <지속 가능한> 재미를 추구하기. 그리고 타인이나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지 않고 나 자신을 진지하게 바라보기. 이것이 욜로의 의미이며, 영원성에 버림받은 자들의 유일한 도피처가 아닐까.
최악의 경우는, 영원성을 믿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영원성에 대한 미련을 끝내 버리지 못해 그것에 봉사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사진: Unsplash의 Mike Ener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