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어제를 돌아보도록, 오늘을 지켜내도록, 내일을 바라보도록.
오랜만에 만나 함께 밥을 먹던 친구가 느닷없이 물었다.
‘왜 있잖아, 흔히들 선물 받으면 감동이라고 이야기할 때가 있잖아? 근데 고마운 거면 고마운 거지 왜 감동이라는 표현을 쓰는 거야? 나는 사실 그 표현이 너무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해. 그냥 고맙다는 말 한마디만 하기에는 미안한 마음에 하는 표현 같달까?‘
테이블 위 고등어를 가르던 젓가락질을 멈춘 채 생각에 빠졌다. 거듭된 생각에도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가 벅차 대답을 나중으로 기약했다.
무심코 흘린 친구의 질문 한 마디를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곱씹는다.
답답한 마음에 휴대폰으로 네이버 어플을 켜 단어의 뜻을 검색한다.
‘크게 느끼어 마음이 움직임.’
화면 속 한 줄로 정의된 단어의 뜻에도, 모호함으로 가득 찬 머릿속은 생각을 멈출 줄 모른다.
단서라도 얻을 게 있을까 싶어 휴대폰 사진첩을 뒤적여본다.
수십 번의 스크롤 도중 무심코 눈에 띄는 사진 속 문구 한 문장.
‘우리를 멈춰 서게 한 그 순간들 속에서 말이죠.’
고민에 대한 해답을 한 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게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버스 앞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하는 남성분도,
맨 뒷자리에 앉아 조잘대는 고등학생들도,
눈길에 미끄러질까 종종걸음을 하는 창밖 속 아주머니들도,
누군가와 울림을 주고받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지나가다 마주친 고양이도, 주말 저녁 시켜 먹는 치킨 한 마리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저녁 식사도,
감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감동이란,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아닐까 깨닫는다.
어제를 돌아보도록, 오늘을 지켜내도록, 내일을 바라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