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D - 30

_ 다가올 2025년을 위한 초석 다지기

by 형준


휴대폰 잠금화면 속 문득 보이는 D - 30.


365일 중 335일을 ‘무사히’ 보냈다는 의미.


소리 내어 읽어본 [디 삼십]이라는 세 음절이 주문을 부린 것 마냥 올 한 해를 머릿속에 가득 싣는다. 엄지손가락으로 지난 한 해를 돌아본다. 겹겹이 쌓여있는 사진첩 속 2024년. 지나올 당시에 모아두었던 다양한 감정들이 마구잡이로 쏟아진다. 제각각 흩어져있던 기쁨, 슬픔, 환희, 분노, 외로움이 조화를 이뤄 마음을 만든다. 빠르게 지나온 한 해였다. 경험보다 증명이 우선순위로 올라섰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두려움을 잊기 위해 내심 급류에 휩쓸려 될 대로 되라지를 외치기도 했다. 자책으로 가득한 날들과 성과를 얻어낸 날들이 공존했다. 가끔은 낭만과 행복을 좇으며 사치를 부렸고 얼마 전부터는 복잡함보다 단순함을 좇기로 마음먹었다. 진심을 다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생겼고 진심을 다해보는 중 인 것 같다.


손가락을 다 세어도 세 번뿐인 남은 기간. 당장 오늘의 일도 모른다고 하지만 매일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싶으니까. 웃을 수 있을 때 웃고 슬플 수 있을 때 슬퍼하기 위해, 조금씩 2025년을 위한 초석을 나름의 방법대로 다져본다.


나를 지나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까지는 아니라도 편안함을 간직할 수 있도록.

지나온 2024년이 그저 기억 한편에 외로이 놓여있지 않도록.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인양품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