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여태껏 살면서 얻은 유의미한 깨달음 두 가지를 꼽아보자면 '굶어 죽지 않는다'와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넘쳐난다'이다. 이 두 깨달음을 믹스하면 제목에 거창하게 적어 놓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대략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뭐 정답은 없는 주제이고 개인적인 결론만 있을 뿐이지만.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라' 결론이다. 어차피 굶어 죽지 않으니 하고 싶은 거 해라. 경제적 자유니, 비싼 아파트니 하는 것들은 그냥 허깨비들이다. 그런 허상을 쫓는데 인생 낭비 말고 하고 싶은 거 찾아라. 직장을 때려치우라는 말이 아니다. '하고 싶은 것도 하라'는 말이다. 생계를 위해 최소한의 노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을 자신의 인생을 위해 쓰란 말이다.
지인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돌아온 대답은 '모르겠다'와 '생각 안 해봤어'였다. 나 또한 그랬는데, 돌이켜 보면 살면서 저 질문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았다. 그냥 세상이 정해 준 대로의 길을 무비판적으로 걸어왔었다. 다 시간 낭비였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노력을 했었나. 참 허탈한 인생.
처음에는 머릿속에 떠도는 무수한 상념들을 정리하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시작하고 보니 무척 재미있었다. 재미있으니 계속하게 되고 글을 더 잘 쓰고 싶어졌다. 목표도 정해졌다. '글을 더 잘 쓰는 인간이 되자'. 하고 싶은 걸 찾은 것이다. 왜 글을 잘 쓰고 싶을까. 그건 재밌으니까 없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만약 내일이라도 글쓰기에 흥미가 없어진다면 난 당장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