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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뭐 다른가

에세이

by 너무강력해

길을 걷다 우연히 본 현수막에는 'xxx 축제'라는 축제 홍보가 있었다. 지역 이름을 붙인 축제로 현재 내가 거주하는 도시에서 가장 부자 동네로 불리는 곳이다. 헛웃음이 난다. 마치 "우린 너희와 달라"라고 말하는 것 같다. 생각이 과거로 내달렸다.


딸이 네 살 무렵 놀이터에서 함께 놀았는데, 딸 또래인 아이가 대뜸 "우리 집 넓어요" 분명히 아파트 평수 이야기였다. 네 살 아이가 그 의미를 어찌 알겠나. 그저 부모의 평소 생각이 그대로 이식되었겠지


현재의 대한민국은 집이 자가인지 따지고, 아파트인지 따지고 평수 따지고, 브랜드 따지고, 위치 따지고 따지고, 따지고 그러다 자신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상대를 무시하고 비웃고 자신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면 상대를 시기하고 질투한다.


왜 그렇게들 사는지 끝없는 욕심에 눈멀고 쓸데없는 허영에 발목 잡히고 인생을 허비하고만 있다. 이 허깨비 같은 인생들아.. 아... 그러다 부끄러워졌다.


'난 뭐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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