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by 구구

1층은 낚시점, 2층은 민박집인 어느 해안가의 숙소. 남친이 뭐 하냐고 물으니 “어 사람 구경”이라고 말한다. 밤새 술을 진탕 먹은 여독을 좀 더 풀고, 있다가 쓰레빠를 끌고 물회를 먹으러 가야지.



뭔가 이 남자와 절정을 찍었다는 기분. 8월의 마지막 날. 입추는 이미 지났다. 이제 우리는 아무 기대도 않고 몇 개월짜리 가벼운 정에 끄달리다가 헤어지겠지. 너는 정말 행운인 줄 알아. 양식장이 있고 관광객보다 어부가 많은, 이런 바다다운 바다에 날 데려운 남자는 네가 처음이다. 여기가 아니고서야 네 기억이 뭐가 그리 나겠어.



“그만 자고 나와.”



너는 어젯밤 더러운 속옷을 그대로 입은 채로 모자를 걸치고, 나는 다 씻은 몸을 말리고도 남은 건조한 몸에 새 옷을 입었지. 우리는 각자의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해안길을 걷고, 방파제를 때리는 파도는 천 개의 물방울이 돼 우리 얼굴을 맞춘다.



“아”

“왜?”

“아니야”



용이 몇 마리는 꿈틀거릴 것 가은 기묘한 먹구름이 낀 하늘 아래, 이 물보라를 맞으며 너는 아무런 감흥이 안 드니? 아 병신.



사람이 싫어지면 오만 것에 다 정이 떨어진다. 때로는 정 뗄 구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분명히 웃을 때 덧니가 너무 귀여워서 내 꺼하자 했는데. 나의 감정이란 이 덧없는 물보라처럼 사라졌다. 이 소금물을 맞고서 느낀 건가? 우리가 짠내나는 땀을 뒤섞을 일은 어제가 마지막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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