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면서 미국 사람과 가까운 친구로 지내는는 일은 쉽지 않다. 이국 땅에서의 삶은 때때로 외로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감사하게도 좋은 친구로 지내는 이웃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다. 한 친구는 바로 옆집에 살고, 다른 친구는 몇 집 건너에 살고 있다. 그들은 나보다 훨씬 젊지만 스스럼없는 친구로 지낸다.
우리는 거의 매일 함께 만나 걷기도 하고, 가끔 서로 만든 케이크 같은 것을 나눠 먹기도 한다. 난 영어가 서툰데도 그들과 잘 소통하며 지내는 게 신기할 정도다. 서로 마음이 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화는 주로 산책 중에 이루어지는데, 30분가량 걸으면서 밤새 안녕 인사부터 시작해 일상의 소소한 얘기들을 나누는 것이다.
공원 자연탐방길을 걸을 때는 들꽃과 나무, 그리고 가끔 나타나는 숲 속 동물들의 이야기도 나눈다. 그들은 나에게 미국의 문화와 생활을 알려주고, 나는 그들에게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이야기해 준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새해 초에 이웃 친구 중 한 명이 나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었다. 그것은 바로 "2025" 모양으로 직접 만든 수제 쿠키다. 2025년 새해맞이를 잘 하자는 의미로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쿠키는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다른 한 친구와는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나누었다. 나도 크리스마스 때 케이크를 만들어서 나누어 주었다.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주고 받은 것 같아서 기뻤다.
미국에서의 새해는 한국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에서 시작되지만, 친구의 선물 덕분에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해졌다. 그날 저녁, 우리는 함께 동네 한 바퀴 걸으면서 새해에도 건강하고 평안하기를 서로 축복해 주었다.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새로운 시작을 함께 축하하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이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우정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준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도 그리운 때가 많지만, 미국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관계가 나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들은 나에게 이국적인 삶의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기에 그들과의 우정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새해가 주는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소통하는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받은 그 케이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친구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주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 앞으로도 우리는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다양한 경험을 나누는 친구로 남고 싶다.
이제는 미국에서의 생활이 좀 익숙해졌지만, 그 과정 속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우정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새해에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지고 이 따뜻한 마음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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