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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사진만 없어 보일까? 삼분할 구도로 답 찾기

똥손 탈출, 금손으로 가는 길: 삼분할 구도의 마법

by 도보방랑가 김근희 Feb 22. 2025

사진을 찍다 보면 같은 장면을 찍었는데도 왜 내 사진은 없어(?) 보이고 저 사람은 있어 보이는 걸까 의문을 가질 때가 있죠. 카메라가 나만 싫어하는 것 같고, 내 손은 똥손이다라는 자괴감에 빠져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제부터는 여러분도 금손이 될 수 있답니다. 두 눈 감고 딱 한번! 이 약을 한번, 아니 이 글을 두 눈 뜨고 읽어보면 바로 나름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답니다.


진이 안정적이고 뭔가 있어 보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있지만 가운데 가장 영향을 끼치는 건 바로 '구도'라는 것이에요.  저번에 "사진 한 장의 비밀: 구성, 색온도, 후보정"이란 글에서 간단히 사진을 이루는 요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요.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가가 화면의 요소들을 배치하고 주제를 살리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내용이었지요.  이 주제를 살리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삼분할'이란 것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에요.




'삼분할'이란 무엇인지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사진이나 영상 촬영에서 피사체(주제)와 배경, 그리고 전체 구도를 보다 균형감 있게 구성하기 위해 쓰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널리 알려진 구도법이랍니다. 삼분할 기법은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이어서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널리 활용하는 촬영 방법인데요. 다만 꼭 지켜야 할 규칙이라기보다는, 구도를 정할 때 하나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고 자신만의 표현 방식과 결합해 보면 더욱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답니다. 


먼저 마음속에 화면의 가로와 세로를 각각 3등분 한 뒤 피사체나 내가 강조하고 싶은 주제를 이 가로와 세로로 만들어진 선 위에 놓거나 서로 교차하는 부분에 배치하는 거예요. 이러한 배치는 사진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기고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준답니다. 삼분할 구도를 사용하면, 사진 속 피사체가 가운데에 딱 맞춰져 있을 때보다 여백이 생기고 공간감이 확보되어, 시선이 한쪽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장면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게 된답니다.


말로만 설명하다 보니 슬슬 지겨워지시나요? 그래서 여기 사진을 준비해 왔지요. 이 사진들을 보면서 한번 감을 익혀볼까요?


*모든 사진은 클릭해서 크게 보시는 게 좋습니다! 


이 사진은 사진 동호회를 운영할 때 사천이라는 지역으로 출사를 떠나 찍은 사진이에요. 섬과 섬을 잇는 도로의 흐름과 케이블카가 내려가는 지점이 이어지는 듯한 풍경이 마음에 들었지요. 멀리 하늘과 멀리 보이는 산맥을 하나의 선으로 바라보고 첫 번째 분할을 하였고, 그다음에 가까운 숲의 덩어리를 또 하나의 선으로 분할을 하여 가로로 3 분할을 하였어요. 그리고 케이블카의 구조물을 하나의 면으로 구분해서 세로로 분할을 하고 바다와 산의 경계로 또 다른 세로 분할을 하였죠. 


이때 왼쪽 아래의 삼분할이 겹쳐지는 부분에 빨간 케이블카가 위치하기를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었죠. 멀리 보이는 다리가 빨간색이었고, 그래서 케이블카의 빨간색이 이 풍경의 포인트가 될 거 같았거든요.  사람들의 시선이 가까운 빨간 케이블카로부터 죽 이어서 가까운 다리를 바라보고 도로를 따라 멀리 있는 빨간색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사진의 구도를 배치했어요.


제가 이 사진을 찍으면서 마음속으로 그렸던 선은 이러한 모습이 있었지요.


멀리 하늘과 산맥이 하나의 선으로 구분되는 것이 보이나요? 삼분할이라고 해서 정확히 배경이 반듯한 선이 될 필요는 없어요. 저렇게 하나의 구분할 수 있는 경계를 만드는 것이지요. 그리고 가까운 숲이 또 하나의 선을 이루는 것이 보이죠? 이렇게 내가 파인더(또는 스마트폰의 화면)로 보이는 각 요소들을 선과 면,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그에 맞게 구도를 만드는 것 이것이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에요. 이때 강조하고 싶은 주제를 각 선이 교차하는 부분 또는 그 선의 라인에 맞추면 된답니다.


이제 제가 찍었던 다른 사진들을 보면서, 이 사진에서는 삼분할이 어떻게 적용이 되었는지 확인해 볼까요. 이 삼분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당신은 이제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답니다. 세상의 디자인, 예술, 영화, 드라마는 모두 이런 삼분할 구도가 많이 들어가 있거든요. 그동안 알지 못했기에 정확히 보지 못했던 것이지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야기는 거짓이 아니랍니다.


아래 보이는 사진들에 마음의 가상의 삼분할 선을 그려보고 그 선 위에 제가 사진의 요소들을 어떻게 배치했는지 상상해 보세요.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보고 그 의도를 파악하고 생각하는 것도 사진실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모든 사진은 클릭해서 크게 보시는 게 좋습니다! 


오늘은 사진의 가장 기본적이고 널리 사용되는 '삼분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사진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일반적으로 카메라의 조작법, 셔터와 조리개의 관계라든지 이런 복잡한 이야기들을 먼저 하게 되거든요. 저는 그런 기계적인 조작법과 스킬도 중요하지만 먼저는 사진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서 8개의 글들을 통해 이런저런 긴 이야기들을 나눴었지요. 


누구나 좋은 카메라를 갖고 있는 오늘날, 버튼 하나만 눌러도 되는 모든 부분을 알아서 찍어주는 쉬운 촬영의 시대.  한 장 한 장의 찍는 사진마저 쉽고 가벼워지지 않기를 기원하며 오늘의 도보방랑가의 사진이야기를 마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참, 다음 글이 올 때까지 삼분할 구도도 활용하되, 자신만의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보며 사진을 찍어보는 거 잊지 마세요. 사진은 많이 보고 찍고 생각할 때에 실력이 커져간답니다.

** 마음속에 선이 그리기가 아직 어렵다면, 카메라 설정에서 격자를 켜보는것도 좋답니다. 




다음 글 예고

지난 글에서 심포항과 망해사에 갔다가 바람에 심하게 두드려 맞았거든요. 그래선지 감기에 걸리고야 말았어요. 그래서 다음 글은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가져와서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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