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빛은 그 나름대로의 맛이 있지요.
사진에 있어서 빛은 정말 중요하지요. 빛을 기록하는 작업이기 때문인데요.
흐린 날 구름을 통과한 빛은 여러 방향에서 퍼지기 때문에 그림자가 옅고 경계가 흐린 부드러운 사진이 되지요. 그리고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차이가 적어져서 피부 톤이 균일해지고 거친 질감이 덜 부각되다 보니 인물 사진에 적합해요. 강한 빛이 없다 보니 색상도 왜곡이 덜하고 색이 날아가지 않다 보니 채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장점도 있지요.
하지만 명암이 약하기 때문에 조금은 밋밋한 사진이 될 수 있어서 구도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답니다.
그래서 흐린 날과 맑은 날에 같은 장소의 같은 대상을 찍어보고 그 빛의 질감을 느껴보는 것도 사진 공부에 좋은 방법 중 하나랍니다. 날씨가 흐리다고 사진을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어떤 환경이든 사진은 그 각기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거든요.
김제 거전리는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생긴 넓은 평야지요.
예전에는 가끔 별 사진을 찍거나, 철새 사진들을 찍으러 갔었던 곳입니다.
고라니들과 갈대들, 그리고 바람만 가득한 장소랍니다.
이날은 날씨가 흐려서 사진의 전체적인 톤이 고르게 찍혔거든요. 그래서 주제를 살리기가 어려웠어요. 그렇기에 흑백 사진처럼 보정을 하여 빛의 밝기와 대비의 차이로 주제를 살리는 보정을 해보았답니다.
덕진공원은 전북대학교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던 나름 전주의 랜드마크이지요.
지금은 저 철교가 노후화되어 철거되고 새로운 구조물로 대체되었지요. 그래서 이 풍경은 다시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답니다. 사진은 이렇게 시간을 기록해서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지요.
흐린 날에는 명암이 약하고 전체적인 색 균형을 맞출 수 있어서 이렇게 비슷한 패턴의 피사체들을 찍기에 좋은 날이지요.
비가 오거나 좀 습한 흐린 날이 되면 덕진공원에서는 여러 생명체들이 출몰하게 되는데요. 늦은 밤, 야간 출사를 하기 위해 사진기를 들고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두꺼비 모델이죠. 물속에서 막 빠져나왔는지, 작은 잎으로 자기를 치장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이 깊었던 사진입니다. 그 뒤로도 몇 번이고 모델님을 찾아갔는데 그 뒤론 보이지 않더라고요. 이게 사실 항상 카메라를 갖고 다니는 이유이기도 해요.
빛과 타이밍. 사진의 핵심 요소라고 말할 수 있지요.
매일 연재를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정식 연재일은 월화 금토이지만, 나머지 비는 날에도 방랑스냅 시리즈나 간단한 글들을 통해 인사를 드리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