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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희 Jan 24. 2016

눈 내리는 겨울밤

수줍게 고백한 그대 사랑이 내 곁을 떠났을 때

밤새 눈들이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내려앉았다.

처마, 장독, 가녀린 잔가지, 돌담 자신들을 붙들어 맬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서로를 부여잡았다.


누군가의 어깨 옆, 콧등 위, 눈썹 끝까지

그렇게 자신의 흔적을 아로새기는 간밤.


흰색으로 덧칠한 세상은 물결이 지상으로 올라와 남긴 흔적.



흰색으로 덧칠한 도화지에 부분 부분 채색된 세상은 묘하게 고요하였고, 담담하였다.  

밤새 잠 못 이루고 정신이 멍한 상태로 뒤척이며

영하 13도를 넘나드는 차가운 세상을 단렌즈 하나 들고 방랑하여 기록하였다.





귀에 흐르던 "故 김현식" 그의 목소리.  "눈 내리던 겨울밤"

그의 음색은 애잔하고 거칠었다.  


그를 알아가기에는 너무 어렸던 그 시절 먼저 음악을 남기고 떠나간 그.

그 흔적을 뒤쫓으며 당신을 알았고 비 오는 날이나, 눈 내리던 날이면 꼭 들었던 목소리.  사람은 어쩌면 누군가에게 이름과 목소리를 남기는 것이 아닐까.





나를 부르는 당신의 목소리. 내가 부르는 당신의 이름.

우리는 어쩌면 서로를 끝없이 부르며 확인하고 확인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대는 남아있네, 그대를 생각하네.      

우리는 서로를 생각하고, 서로의 곁에 남아있네.






* 폰과 테블릿으로 봐보니 이미지 품질이 너무 좋지않다.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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