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10월의 가장 아름다운 햇살을 머금은 vintage-Day
빈티지 (vintage) 같은 순간이었다.
'사진'은 '순간'이라는 표현이 있다. 셔터막이 내려오기 전까지 파인더를 통해 면밀하게 찍고자 하는 대상을 관찰하고 대상을 사랑하는 그 순간이 오면 주저 없이 셔터를 눌러야 한다. 순간을 사랑하지 못하면 셔터를 누를 수 없기에 어쩌면 사진가는 순간에 매여 살아가는 사람일지도 모르지.
10월의 10일은 모두가 사랑에 빠진 날이었다.
빈티지(vintage)라는 표현처럼. 그 해 가장 좋은 날에 만들어진 가장 좋은 와인을 명하는 '빈티지 와인'처럼.
그날은 10월의 가장 아름다운 햇살을 머금은 vintage-Day
햇살이 찬란하게 내려오고
사랑하는 이들이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
그 순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순간에 나는 셔터를 누르고 순간을 담는다. 마음속에 눈에 기억 속에.
우리는 순간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 아닐까
순간은 혼자서도 일어나지만 누군가와 함께할 때 더 많은 일들을 하곤 한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어쩌면 자신의 이익을 따지지 않고 서로에게 빠져드는 그 찰나, 바로 그 순간.
누가 먼저 했는지 중요하지 않다. 포옹을 하는 순간은 서로가 함께.
손을 맞잡는 악수도 마찬가지. 키스도 마찬가지. 그 순간에는 누가 먼저가 아니라 함께.
우리는 사랑하는 이의 순간을 축하하기 위해 저마다 모였다.
누구는 일을 잠시 중지하고, 누구는 전공수업을 빼먹고, 또 다른 누구는 약속된 진료를 뒤로하고
순간을 위해 시간을 잠시 정지시키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멈추고 앞으로 나아갈 이를 위해 모였다.
앞으로 걸어나갈 이들의 발걸음이
매 순간순간이 되어 항상 함께하기를 바란다.
누가 먼저를 따지기보다는 함께하는 순간을 위해 살아가기를.
그리고 영원히 매 순간 행복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