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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드시선 Sep 03. 2021

러시아 박물관 소개

러시아 회화를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예술광장의 중심에는 푸시킨 동상이 서 있습니다. 그 주변에는 예술 단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예술 기관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하일롭스키 극장, 필하모니 대연주홀, 코메디 극장, 민속지학 박물관 그리고 러시아 박물관입니다. 푸시킨 동상 뒤로 완벽한 좌우 대칭의 웅장한 건물이 바로 러시아 박물관입니다.


러시아 박물관 건물은 크게 2 부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미하일 궁전과 베누아관입니다. 미하일 궁전에는 10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베누아관에는 20세기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전체 작품수는 약 40만점에 이르며, 모두 러시아 화가들의 작품만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예술광장 주변

작품에 대한 소개 전에 건축에 대해서 알아 보고자 합니다. 미하일 궁전은 파벨 1세의 막내 아들인 미하일 파블로비치에게 하사된 궁전입니다. 건축가 카를로 로시가 1819~1825년 동안 지은 건물입니다. 전형적인 신고전주의 작품이며, 노란색 외관을 하고 있습니다. 카를로 로시는 겨울궁전 맞은편의 참모본부, 원로원광장 건너의 원로원(현재 헌법재판소와 옐찐도서관),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을 지은 이탈리아 건축가 입니다. 1825년 완성 후 미하일 파블로비치 공후가 자기 부인과 함께 궁전으로 이사왔습니다. 부인은 옐레나 파블로브나입니다. 처음 몇 십년 동안 요란하고 화려한 무도회가 계속 열렸습니다. 1849년 대공 사후 옐레나 파블로브나의 우아하고 감미로운 살롱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 궁전에 러시아인과 외국 연예인들, 정치가들과 공인들, 학자들과 소설가들 등 유명한 손님들이 초청받았습니다. 궁전 안에 음악 교실까지 생겼는데 바로 이것이 러시아 최초 음악원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이 음악교실에서 차이콥스키가 배움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1873년 옐레나 파블로브나 사후 궁전도 버려진 듯 되어 버렸습니다.

미하일 궁전의 연회홀

옐레나 파블로브나 사후 거의 20 년 후인 1895년 4월 13일 니콜라이 2세가 미하일 궁전에 러시아 박물관을 세운다는 어명을 내렸습니다. 니콜라이 2세의 아버지 알렉산드르 3세는 러시아 박물관 설립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알렉산드르 3세는 민족예술 애호가였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러시아 장인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박물관을 만든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박물관을 만든다는 결정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았지만 박물관 관계자들에게 이런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1889년에 알렉산드르 3세가 회화전시회에 방문하여 일리야 레핀의 그림을 샀다고 합니다. 회화 때문인지 전시회의 분위기 때문인지 황제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때 알렉산드르 3세가 러시아의 위대한 미술 중심으로 러시아 박물관을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러시아 박물관 건립은 시작된 것이라는 얘기죠.


하지만 원래 황가의 일족들이 살던 방을 박물관으로 개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박물관은 니콜라이 2세 때인 1898년에 완성되었습니다. 니콜라이 2세는 아버지를 기념하기 위해서 박물관을 '황제 알렉산드르 3세 러시아 박물관'이라고 불렀습니다. 러시아 혁명 후 그냥 '러시아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가치나의 궁전 및 박물관들에 소장되어 있던 러시아 화가들의 작품들, 개인 소장품 및 기증품들을 이곳으로 옮기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중세 이콘 방

미하일 궁전에 있는 작품들을 시대순으로 소개하면 10세기 이후 이콘, 18세기 표트르 대제 시대의 바로크 초상화, 19세기 낭만주의, 자연주의, 사실주의 작품들, 20세기 초 예술세계파 작품들 등이 있습니다. 이곳에 12세기 금발의 가브리엘, 안드레이 류블로프의 베드로와 바울, 니키틴의 표트르 대제의 임종, 브률로프의 폼페이 최후의 날, 크람스코이의 이반 쉬시킨 초상, 니콜라이 게의 최후의 만찬, 베르샤긴의 쉽카-쉐이노보 전투, 이반 쉬시킨의 소나무 숲, 바스네쪼프의 갈림길에 선 기사, 폴례노프의 간음한 여인, 레핀의 볼가강의 배끌이꾼들, 이삭 레비탄의 호수  등의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폼페이 최후의 날, 브률로프, 1833
간음한 여인, 폴례노프, 1888 

베누아관(1914-1919)은 원래 예술 아카데미에서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었으나, 나중에 아방가르드 작품 및 현대미술 전시관으로 사용됩니다. 베누아관이란 이름은 이 건물을 설계한 레온티이 베누아의 성을 딴 것입니다. 바로 이 레온티이 베누아의 아내가 에르미타쥐 박물관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 베누아’를 소장했었습니다. 레온티이의 동생인 알렉산드르 베누아는 유명한 예술세계파 화가였습니다. 미하일 궁전에서 베누아관으로 연결되는 로시관 복도 전시실에 알렉산드르 베누아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베누아관은 미하일 궁전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인지, 지어진 시기는 100년이나 차이가 나지만, 미하일 궁전과 같은 신고전주의 양식을 갖고 있습니다.이 건물은 그리바에도프 운하에서 볼 수 있습니다.  

베누아관, 레온티이 베누아 설계, 1914~1919

베누아관에 있는 작품들은 흔히 러시아 아방가르드라고 하는 19세기말 20세기초 작품들, 1937년 이후 사회주의 리얼리즘 작품들, 1950~60년대 흐루쇼프 해빙기 작품들, 1985년 페레스트로이카 이후의 작품들입니다. 대표적으로 미하일 브루벨의 날고 있는 악마, 세로프의 이다 루빈시테인, 보리스 쿠스토디에프의 찻잔을 든 여자 상인, 곤차로바의 4복음서 저자, 칸딘스키의 푸른 산,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구성들, 타틀린의 설치미술, 로드센코의 추상화, 순두코프의 줄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부터 러시아 박물관 회화들을 하나씩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다 루빈스테인, 세로프, 1910
콤메디아 델 아르테, 알렉산드르 베누아, 1906


이 글은 아래 유튜브 영상으로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8TjV8PMuH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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