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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등대지기 Apr 16. 2024

[職四] 수불석권(手不釋卷)

직장인의 사계 - 봄 (직장생활에 비료 주기 - 독서)

  스마트폰의 등장 탓인지 이력서 취미란의 단골손님이었던 '독서'라는 두 글자를 발견하기가 어려워져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재밌는 콘텐츠로 무장한 미디어의 발달이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직장인이라면 씨를 뿌린다는 마음으로 손에서 책을 놓으면 안 됩니다. 공감 능력을 기르고 시대를 따라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배워야 합니다. 물론 다른 채널로도 배울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배우기에는 독서만 한 게 없습니다.

  

  채우지 않고 덜어내기만 하면 비어 버리듯이 우리네 직장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온갖 보고와 리포트 등을 작성하고 머릿속의 것들을 떠들어대다 보면 어느 순간 텅 비어 버리는 순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유식한 말로 번아웃이라고도 하더군요. 입사한 지 1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사원 시절의 마음 가짐을 가진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회사는 절대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두 가지 케이스가 있습니다. 정말 회사가 이상해서, 회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제정신이 아니라서가 첫 번째 이유입니다. 이럴 때는 과감히 조직을 떠나셔야 됩니다. 뒤도 안 보고 빨리 떠나야 나도 살고 그 회사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사가 그러하듯 대부분은 그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내 마음가짐과 내 태도가 기회를 불러오기도 하고 걷어 차기도 하는 것이지요. 


  찬찬히 회사에서의 나의 모습을 한 발 떨어져 관찰해 보세요요. 과연 나의 상태는 어떨까요? 뭔가 늘 불만이 생기고 회사가 이상한 것 같다구요? 그렇다면 회사를 탓하기 전에 우선 자기 객관화를 해봐야 합니다. 회사는 우리와 계약을 한 고용주의 입장입니다. 발전 가능성이나 회사와 코드가 맞는지 등을 기본으로 함께할지 여부를 판단합니다. 조직에서 '나'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조직원 A가 있을 뿐이지요. 절대 착각하시면 안 됩니다. 조직에서는 철저히 조직의 논리에 따라 생각해야 기회를 얻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낚시꾼은 물고기처럼 생각해야 묵직한 바구니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물고기는 어떨까요? 낚시꾼의 생각을 알면 잡히지 않을 수 있겠지요. 다소 비겁하다구요? 물려받을 돈이 많으시거나 자급자족이 가능하신 분들이 아니라면 급여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냉정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독서를 통해 늘 깨어 있으라 말씀드리는 겁니다. '독서'라는 건 결국 상징적인 의미이지 꼭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몇 번 읽어야 한다 등의 절대적 독서를 상징하는 것이 아닙니다. 늘 배우고 깨어 있으라는 의미입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 즉 입사해서 3~4년 차 까지는 그래도 유예기간이 주어 집니다. 하지만 딱 그때까지입니다. 방황이 길어지는 사람에겐 밝은 미래가 보장될 리 없습니다. 그러니 일단 현실 감각을 키우고 나 자신을 객관화하며 어떻게 조직에 기여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일 자체가 다른 누군가에게 사기를 치거나 누군가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일이든 세상에 기여하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그러니 사장 주머니를 불린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하는 일을 통해 만들어진 재화나 서비스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세상에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으로 임한다면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저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아침 독서를 시작했고, 지하철에서 르 클레지오의 '황금 물고기'라는 소설을 읽었으며, 회사에 와서 일과 전에 '빠르게 실패하기'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자기 전에는 '반야심경'을 자주 읽습니다. 정신없어 보이지만 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세상을 배워나가는 방식입니다.  꼭 많은 책을 볼 필요는 없지만 잠시라도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고 가능하다면 독서를 통해 마음이 자랄 수 있는 자양분을 공급해 주시는 건 어떨까요? 찬찬히 배우다 보면 우리네 직장생활도 좀 더 나아지지 않을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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