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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등대지기 May 10. 2024

[職四] 진정한 워라밸

직장인의 사계 - 봄 [일할 때 일하고, 적극적으로 쉬는]

  최근 워라밸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Work와 Life의 Balance를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이미 생긴 지 오래되어 신조어라 하기도 민망하긴 하네요. 이 둘의 적절한 밸런스를 위한 저의 워라밸 관리에 대하여 말씀드려 보려 합니다.


1. 휴대폰 야간 모드


  저녁에 술을 많이 잡수시고 전화를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대부분 다음날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못하고 술을 드시다 보니 시간 감각이 없으셔서 중언부언 긴 시간 동안 이런저런 말씀을 하십니다. 저는 보통 저녁 약속이 없으면 10시 전에는 잠자리에 드는 편입니다. 그래서 '방해받지 않는 숙면'을 위해 매일 저녁 9시 45분부터 다음날 4시까지 '야간 모드'로 휴대폰을 설정해 둡니다. 보통 잠을 잘 자는 편이긴 한데, 혹여 잠을 설치거나 수면 시간이 부족한 경우 바로 다음날 컨디션에 반영이 되는 편입니다. 그러니 하룻밤의 문제가 아니라 아까운 다음날까지 망치게 되는 것이지요.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걸려온 윈치 않는 전화를 받느라 제 수면을 망치고 싶지 않은지라 방해를 피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가끔은 잘 못 걸려온 전화나, 광고 관련된 문자들에도 잠에서 깰 수 있어 온전한 저만의 정리 시간을 가질 때 아주 요긴한 방법입니다. 



2. 낮에는 열심히 일에만 집중


  보통 공부 못하는 친구들을 보면 수학시간에 영어 공부하고 국어 시간에 과학 공부를 하곤 했습니다. 모든 일에는 때라는 것이 있고 회사와 직원 간에는 약속이라는 것이 있지요. 약속한 출근시간부터 퇴근 시간 까지는 최대한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시 퇴근을 할 때 떳떳한 거지요. 많은 이들이 부러워한다는 월급루팡이 저는 하나도 안 부럽습니다. 그깟 월급에 제 영혼을 팔기에는 너무 아까우니 말이죠. 그래서 저는 열성을 다해 일하면서 배우려 노력합니다. 일도 배우고, 사람도 배우고, 세상에 대해서도 배울 기회를 주는 곳이 직장이니 말이죠. 


  회사에서 내가 맡고 있는 일은 부분적이긴 하지만 나중에 내가 회사를 차려도 해야 하는 것들이 태반입니다.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용역이나 재화에 해당하는 제품이 있고, 이를 마케팅하고 팔아야 하는 영업이 있으며, 관련하여 숫자로 정리해야 하는 재무가 있습니다. 제품을 생산한다면 공장이 있어야 하고, 소싱을 통해서 팔면 외부 생산해 주는 회사가 있어야 할 것이구요. 비즈니스의 크기가 다를 뿐 기본 뼈대는 똑같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요. 회사에서 월급을 주면서 제 공부를 시켜주니 말이지요. 


  삶에 정답은 없습니다. '월급을 훔쳐 먹건, 받아먹건' 그건 오로지 본인 선택에 달렸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적어도 이렇게 글을 읽는 분들이시라면 뭔가 자기 발전에 대한 욕구가 있을 터이니 좋은 시그널입니다. 열심히 하루를 사세요. 그래야 퇴근 후에도 떳떳하게 놀 수 있습니다.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시고 편안히 맥주를 한 잔 하실 수도 있겠네요. 



3. 적극적인 여가 활동


  저는 평일 여가시간에는 보통 책을 읽습니다. 주말에는 테니스를 치기도 하고 산에 오르기도 합니다. 물론 드라마도 한 편씩 봅니다. 최근에는 '눈물의 여왕'에 빠져 '홍해인'의 시크한 듯 하지만, 상처받은 아이를 맘 속 깊이 품고 있는 듯한 몰입을 부르는 연기에 눈물을 흘리며 주책을 떨기도 했습니다. 뭐든 좋습니다. 다만 영상 시청 등의 수동적 활동에 전부를 할애하시면 곤란합니다. 

  운동이나 독서와 같은 내가 능동적으로 내 몸과 머리를 움직이는 활동이 진정한 '라이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도 드라마를 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에, 영상 시청과 같은 활동을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수동적인 이런 활동은 대부분 다른 이들이 설계한 대로 내 삶을 살아갈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유튜브건 드라마건 스포츠 채널이건 그들의 주 수입은 모두 광고입니다. 답이 보이시지요. 기업들은 늘 최선을 추구합니다. 투하하는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방법을 늘 선택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큰돈을 선뜻 광고에 투자하는 것이 무슨 뜻일까요. 맞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꼭 필요하지 않은 재화나 서비스에 돈을 쓰게 만드는 것입니다. 돈 좀 쓰면 어떠냐 하실 수 있겠지만, 우리 직장인은 그 돈을 벌기 위해 우리의 시간을 팔아먹었습니다. 그러니 금전적 낭비는 곧 내 시간을 내다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세상은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맞습니다. 그 불공평한 세상에서 유일하게 시간만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집니다. 그러니 본인이 일을 당장 쉬어도 전혀 지장 없는, 가진 게 이미 많은 분이 아니시라면 그 시간을 알뜰살뜰 자기 발전을 위해 쪼개서 써야 합니다. 


  또한 수동적인 활동은 보통 멍하니 시간을 흘리는 것이지요. 그러니 수면에도 지장을 줄 것이고, 호르몬에도 결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10시간의 드라마 정주행 후에 너무도 개운한 느낌을 받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고 땀을 흘린 뒤에, 아직 요동치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숨을 몰아 쉴 때의 쾌감은 언제나 개운하고 상쾌합니다. 산등성에 올라 내 몸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을 맞을 때 느끼는 상쾌한 설레임은 언제고 제게 무언가 해보고 싶은 욕망의 울림과 작지만 뿌듯한 성취감을 선물해 줍니다.




  언제나 선택은 자유입니다. 다만 삶의 작은 선택들이 모인 것이 내 삶의 모양을 결정하니 잘 생각해 보고 행동해야 합니다. 귀찮으니 대충 이렇게 살다 가겠다고 생각하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 삶을 누군가가 마음대로 휘저어 놓고 그들 마음대로 하도록 두고 싶지 않으시다면 조금은 더 능동적으로 여가를 보내시길 추천드립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니,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하여 점심식사 후의 가벼운 산책이라도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낮 동안 따뜻한 햇볕을 많이 쐬면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그리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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