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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등대지기 Jun 12. 2024

[職四] 직장인이 자서전을 써야 하는 이유

직장인의 사계 - 가을 (내 삶의 페이지를 한 번 접어 둬야 할 시기)

왜 난데없이 자서전이냐고요? 


바쁠수록 꼭 자서전을 써 내려가야 합니다.  

바쁜다는 건, '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며 하루를 흘린다는 겁니다.

인생이라는 페이지를 한 번 접을 시기가 왔다는 뜻입니다.  


여기가 삶의 마지막 페이지라 생각하고, 

선심 쓰듯 한 번 접어 둬야, 

길을 잃고 헤매거나 나를 찾아 방황할 때 

언제고 다시 돌아와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안식처가 되어줄 겁니다. 


그 페이지에서 다시금 일어설 힘을 얻어 

당당히 앞으로 걸어 나간다면, 

새로이 자신이 자신다워질 수 있는  

그런 나만의 페이지들을 완성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제 삶의 페이지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언제고 지금이 마지막 페이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쉬운 일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니 중간정산이 필요합니다. 내게 남은 삶이 얼마인지 모르기에 하루빨리 인생의 페이지를 한 번 접어 두어야 하는 겁니다. 


    절대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 페이지로라도 한 번 찬찬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통해 삶을 들여다보니 좀 더 쉽게 제 자신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 질문들을 소개해 보려 하니 여러분들도 한 번 간단히라도 적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얘기해 주세요 (사람, 장소, 물건, 취미 등)

내가 겪었던 어려웠던 순간들을 소개해 주세요.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소개해 주세요.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을 소개해 주세요.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자세히 알려 주세요. 

내 삶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을 소개해 주세요. 

내 삶의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요?

작은 배낭을 언제고 내가 꼭 가져가고 싶은 것들로 채운다면?

누군가에게 했던 큰 실수나 잘못을 소개해 주세요.

내게 큰 잘못을 했지만 아직 용서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세요. 

자신을 칭찬하는 말을 해주세요. 




    언제고 멈춰버릴 나의 책에, 지난 페이지는 이미 다 쓰여 버렸기에 어쩔 수 없겠지만, 남은 페이지는 얼마든지 내 맘대로 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냥 쓰시면 됩니다. 마음 가는 대로 말이죠. 그 쉬운 일을 하지 못해 다들 속앓이 하고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고통받고 있는 모습들에 늘 맘 한편이 불편합니다. 저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더라고요.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니 저와 같이 한 페이지만 접어 보시지요. 또 압니까 이러다 정말 내가 바라는 페이지들이 생겨날지요. 삶이 그래도 살만한 건 내일이 꼭 오늘 같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이 아닐까요. 그 가능성마저 없다면, 오늘과 같은 하루가 매일 반복된다면 아무리 니체의 무한회귀 사상을 갖다 붙이더라도 기꺼이 지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기록해 보세요. 가능하다면 원하는 사진도 곁들여 보시고요. 여러분의 지난 페이지들을 찬찬히 둘러보세요. 나의 비루한 흔적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 직접 경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자 그럼 시작해 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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