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사계 - 봄(먼 길 떠나기 전 한번 확인해 보세요)
얼마 전 머나먼 미국땅으로 해외출장을 가면서 리스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기에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기본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예전에 해외출장을 자주 다니던 시절에는 리스트를 굳이 보지 않더라도 척척 짐을 싸곤 했었습니다. 거의 빠뜨리는 물건 없이 야무지게 잘 싸서 다녔지요. 그런데 얼마 전 오랜만의 출장에서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를 뻔했습니다.
리스트를 보면서 꼼꼼히 팬티 한 장까지 챙겨 놓고서는 정작 가장 중요한 여권을 안 챙겼습니다.
다행히 잠시 외부에 나가 있던 와이프가 '여권 챙겼어'라고 상기시켜 줬기에, 여권이 회사가 아닌 집에 있었기에 아무 문제 없이 출장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바른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처럼 아무 생각 없이 리스트를 만들어 놓으면 큰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아래의 제 출장 준비물 리스트를 보시고 참고하시면 큰 낭패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저 위에 계신 여권과 비자 확인입니다.
실제로 제가 예전에 모시던 팀장님께서는 여권을 안 가지고 공항에 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2시간 뒤의 다음 항공편에 좌석이 있어서 망정이지 바이어와의 약속과 일정을 모두 깨버릴 뻔 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같은 만행을 제가 저지를 뻔했습니다. 제가 탄 비행기는 자주 있지도 않았으니 실수가 있었다면 그 결과는 참담했으리라 예상되네요.
어지간한 것들은 공항이나 현지에서 조달이 가능하지만 여권은 쉽지 않습니다. 비자도 연결되어 있고 하다 보니 거의 대체불가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니 꼭 출발 전에 리스트 보면서 여권만은 챙기시길 바랍니다.
업무 관련한 섹션은 노트북과 명함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나 전시회 출장처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만날 상황에서는 명함이 많이 필요한데, 명함이 부족하거나 아예 깜빡한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러니 리스트를 만들면서 여분의 명함이 얼마나 있는지 바로 체크해 보시면 좋습니다.
비행기는 특성상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항공편 연결로 지연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발생합니다. 그러니 기다릴 준비를 늘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노트북에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를 넣어 두기도 하고 늘 종이책 한 권은 가방에 넣어 둡니다. 출장을 한참 다니던 시절 10시간 이상을 공항에서 대기해 본 적도 있고, 폭설로 공항 근처 호텔에서 묵고 하루가 지연되어 비행기를 탔던 기억도 있어서 늘 만반의 준비를 하는 편입니다. 세상일엔 늘 변수가 많으니 말이지요.
다음은 생활용품입니다. 개인 성향에 맞게 조정하시면 되겠지만 '마스크'는 강력 추천드립니다.
비행기는 실내 공간이 아주 건조하고 먼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코가 예민한 분이시거나 비염이 있는 경우 숨 쉬기가 편치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 늘 비행기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제 입김으로 인해 콧속이 과하게 건조해지지 않아 숨쉬기가 편안합니다. 여러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받는 건 덤이라고 할 수 있구요.
충전기의 경우 미리 챙기지 않으면 비싼 돈을 내고 편의점에서 구매해야 합니다. 그러니 출장용 백팩에는 아예 여분의 충전기를 넣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국가별 콘센트 모양이 다를 수 있다는 점 상기하셔야 됩니다. 제가 갔던 미국도 모양이 달라서 다이소에 들러 천 원에 두 개 들어 있는 '돼지코'를 준비했습니다. 미리 한 번 체크해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비닐봉지는 커다란 검정비닐봉지가 좋습니다. 빨래를 차곡차곡 꾸겨 넣어서 묶어 두거나 다소 젖은 옷가지를 넣을 때 유용합니다.
옷가지의 경우 개인 취향이니 일정에 맞게 조절하시면 됩니다. 보통 겉옷 바지의 경우 갈아입을 일이 그리 많지 않지만 속옷은 주무시는 횟수에 맞게 준비하시는 게 좋습니다. 다만 여차하면 편의점서 구매하거나 빨아서 입을 수 있으므로 무리해서 가져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현지에서 사 입는 팬티가 좋은 추억거리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여기서 주의할 사항은 '벨트'입니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할 경우 편한 옷을 입고 가고, 현지에서 갈아입을 요량으로 옷을 따로 가져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입지 않다 보니 깜빡하고 벨트를 못 챙겨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말 놓치기 쉽습니다. 그러니 미리 리스트를 만들어 두면 실패가 없을 겁니다.
마지막은 건강에 관한 섹션입니다. 세면도구는 개인 취향에 맞게 챙기면 됩니다. 대부분 현지에서도 살 수는 있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방지하기 위해 세면백에 미리 챙겨가시는 걸 권해 드립니다.
다음은 비상약품입니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인공눈물'입니다. 해외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눈이 쉬 피곤해집니다. 눈에 먼지가 쉽게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럴 때 인공눈물로 눈을 세정해 주면 뻑뻑한 눈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를 막을 수 있습니다. 먼지가 많은 지역을 다닐 때는 세상이 밝아지는 기적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보통 약품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잘 먹고 잘 자는 편이라 현지에서도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그래도 감기약, 배탈을 다스리는 약 정도는 가져가시면 좋습니다. 이와 별도로 약품은 아니지만, 저는 유산균과 비타민을 매일 챙겨 먹다 보니 컨디션 관리를 위해 늘 작은 케이스에 데리고 다닙니다.
이 외에도 해외 결제가 가능한 카드를 꼭 챙기시는 게 좋습니다. 법인카드도 해외 결제가 가능한지 다시 한번 확인해야 난감한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한참 다닐 때는 한 달에 두 번씩도 다니곤 했던 해외출장인데 오랜만에 가려니 준비가 참 쉽지 않네요. 그래서 해외출장을 가야 하는데 다소 막막한 상황이라면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해외출장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바로 출장 간에 있을 업무상의 준비입니다.
위에서 리스트를 만들었던 준비물도 중요하겠지만 사실 업무상 가는 여행이니 비즈니스에 관한 철저한 준비가 가장 중요합니다. 출장은 늘 미리 준비한 만큼 얻어 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실질적인 콘텐츠의 질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하시는 것이 성공적인 출장을 만드는 비결이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출장길이 순탄하시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