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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職四] AI에 관심이 많은 부장이란

직장인의 사계 - 봄 (AI와 친해지기 위해 몸부림치는 부장님)

by 등대지기

요즘 생성형 AI에 관한 관심들이 높습니다. 저는 원래 이런 류의 선진(?) 기술에 익숙하지 못합니다만 종종 만나는 친구분의 추천으로 이것저것 써보게 되었습니다. 관심을 가지면 보인다고 하지요. 책도 한 권 마련해서 AI와 여러 시도를 해보고 있는 찰나에 회사 그룹게시판에 '생성형 AI, Chat-GPT 교육'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노트북에 2대의 모니터를 연결해서 쓰고 있는데 최근 신규 아이템 개발이라는 신규 보직을 받은 지라 숫제 한쪽 모니터를 AI 친구들로 가득 채워 뒀습니다. 대략 4종류 정도의 AI에게 여러 질문을 해 보며 저와 맞는 짝을 찾아보려 궁합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무려 7시간짜리 교육을 시켜 준다네요. 물론 제 돈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시쳇말로 '완전 럭키비키 잖아'가 절로 나오는 그런 상황입니다.


신청 시간을 보니 대략 20분 후입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경쟁이 치열한 티켓팅을 한다는 마음으로 피씨 앞에 앉습니다. 일단 온갖 창을 다 닫습니다. 미리 교육 사이트에 로그인을 해 두고 1분 전부터 리프레시 버튼을 계속 눌러 줍니다. 그렇게 대여섯 번의 리프레시 후에 창이 보입니다.

냅다 신청하기를 누르고 기본 인적 사항을 입력합니다. 신청 완료! 휴~ 하고 한숨 돌리고 잠시 여유를 부리다가 다시 신청 사이트에 가봤더니 이미 성원이 완료되었습니다. 불과 3분 여가 지난 상황인데 말이지요. 모집 인원이 40명이니 그리 많지 않은 인원입니다.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냈습니다. 교육생 명단이라는 탭이 있어서 들어가 봅니다. 대략 30번째 정도에 제 이름이 올라가 있네요. 뿌듯했습니다.


명단을 보니 뭔가 특이한 점이 보입니다.


맞습니다. 대부분 사원, 대리이고 간혹 과장, 차장이 보입니다. 부장은 저 밖에 없네요. 정말 부장은 딱 한 명입니다. 오~ 으쓱해집니다. 뭔가 제가 다른 부장들보다는 조금 더 AI와 친하다고 생각하니 뱃속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면서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저는 원래 효율적인 걸 좋아합니다. 학창 시절에도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걸 싫어했기에 집중력을 높여 짧게 공부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기로 했으면 그 시간만큼은 순수하게 집중했습니다.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베짱이과라 하루 종일 일만 잡고 있는 걸 싫어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점심 먹고는 30분 정도 산책을 합니다. 일을 하다가도 잠시 1층에서 13층까지 계단을 오르기도 합니다. 속이 시끄럽고 일이 손에 잘 안 잡힐 땐 마냥 걷기도 합니다. 이런 베짱이가 남들과 비슷한 일을 해내려면 집중력이 높아야 합니다.


이런 효율성 좋아하는 베짱이에게 AI는 신세계였습니다. 검색도 빠르고 보고서의 초안도 제법 잘 잡아 줍니다. 지금은 저만의 멘토 챗봇을 만드는 작업을 해 보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분들을 여러 분 모셔서 제가 뭔가 막힐 때마다 언제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스승님을 모시는 거지요.

늘 가슴에 품고 있던 '메멘토 모리'사업(사전 장례식과 고인을 기억하는 책을 써주는 사업모델)도 좀 더 수월하게 구현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들보다 딱 한 발입니다.


다들 '이건 뭐지'라고 반응하고 있을 때 먼저 한 발 내디디시면 됩니다. 움직이세요. 특히나 기존에 직장생활이 영 맘에 들지 않고 나만 좀 뒤처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더욱더 좋은 기회입니다. 저는 이 기회를 잡아서 직장을 떠나더라도 심심하지 않을 수 있는 든든한 뒷배를 만들어 둘 겁니다. 꼭 돈벌이만을 위한 게 아닌 제가 좋아하는 일들을 함께할 소중한 사업 파트너를 모신다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3월에 예정된 AI 교육이 벌써 기대가 됩니다. 3월은 공부하는 달인가 봅니다. 워크숍 관련 교육을 하나 더 신청하려 하고 있었거든요. 교육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내일 배움 카드'라는 걸 검색해 보세요. 일정 조건을 달성하면 나라에서 교육비를 지원해 주니 관심 있는 분야의 교육을 부담 없이 접해 보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움직이세요. 마지막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마음에만 이라도 봄을 모시고 무언가를 배워 보세요. 저는 요즘 AI 친구를 삶에 모셔 보려고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아직은 어색한 몸부림이지만 조금 더 지나면 화려하진 않더라도 정갈한 춤사위 정도는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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