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職人] 팀의 맏이 곽책임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 - 팀원 면담(주말 아빠지만 꿋꿋한 팀의 맏이)

by 등대지기

5월을 시작하며 제가 세운 중간 돌 크기의 목표가 바로 팀원들과의 1:1 면담이었습니다. 매년 2회 정도 진행하는데 팀원들의 속내를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인지라 나름 큰 비중을 두는 업무입니다.

하지만 현재 팀원이 총 6명이니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겠지만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도무지 시간을 내기 어려운, 중요하지만 손에 잘 안 잡히는 일입니다.

그러다 어린이날이 왔습니다. 상무님께서 임원교육으로 하루를 통으로 비우신다네요. 아침부터 시작해서 4명의 면담 일정을 잡아 봅니다. 다 끝내고 보니 평균 1시간 정도 면담을 했습니다. 걱정한 것보다 잘 지내는 친구들이 많아 다행이었고, 의외의 곳들에 새로운 니즈들이 있어 새로웠습니다. 그럼 각양각색의 팀원 6명과의 면담 이야기를 한 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맏이 곽책임 이야기입니다.


이 친구는 말이 맏이지 사실 개발 조직에서 팀장을 맡았던 친구입니다. 규모는 작은 팀이었지만 팀장직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었는데 본사 조직의 필요에 의해서 일하는 장소도 사는 곳도 바뀐 큰 변화를 겪은 친구입니다. 나이는 저보다 4살 정도 어리지만 듬직한 친구 같은 팀원입니다.


면담을 해 보니 다른 건 어렵지 않은데 아직 어린 딸아이와 주말에만 만날 수 있다는 게 가장 힘들다고 하네요. 기러기 아빠로 살다 보니 딸아이와의 이별이 가장 힘들다는 딸바보입니다. 저도 아이들이 어릴 때 중국으로 장기 파견을 나간 적이 있었던지라 그 맘이 가슴에 확 박혀옵니다. 그래서 곽차장의 말에 격하게 공감을 하기에 코끝이 시큰해집니다. 어린아이들을 매일 안아주지 못하는 아버지의 애틋한 마음에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맡은 바 임무는 늘 기대 이상으로 쳐내는 든든한 맏이 인지라 제가 늘 의지하고 팀 운영의 많은 부분을 상의하는 친구입니다. 다행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마음을 다잡고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물론 속내를 다 이야기하지는 않겠지만, 면담해 보니 다행히 팀장이나 팀에 대한 큰 불만은 없는 것 같아 한시름 놓아 봅니다. 신규 아이템을 발굴해야 하는 어려운 일을 함에도 전혀 지치는 기색 없이 해나가는 모습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변화를 맞닥뜨렸을 때 본바탕을 다 드러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내면 회사를 관두겠다거나, 다른 팀으로 가라고 하면 심하게 저항하는 친구들이 그런 군상들이지요. 그런데 세상에 영원한 게 없듯이 직장생활도 무상합니다. 정해진 무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인연에 따라서 상황들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그걸 마치 대단한 듯 난리 치는 사람들은 조직에서 함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직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마찬가지지요.


제가 처음 어려운 제안을 했을 때 힘들지만 흔쾌히 받아들였던 곽책임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못내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지만 맡겨진 임무는 기쁜 맘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에 내심 감동했었습니다. 하루빨리 곽책임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팀 미션을 조기에 달성해야겠습니다.




아직 입 밖으로 제대로 내뱉지 못했던 한 마디로 글을 마쳐야겠습니다.

고맙다. 브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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