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職四] 외국어 소통은 어렵다?

직장인의 사계(봄) - 외국인과 영어로 소통하는 후배들을 바라보며

by 등대지기

언젠가 한 번 다뤘던 소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수출팀을 맡고 있으면서 직원들이 외국인들과 소통하는 모양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나서 느낀 감상입니다.




김대리는 영어는 정말 끝내 줍니다. 영어 실력이 일천한 제가 보기에도 네이티브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 퍼포먼스가 그리 좋지 못합니다. 이따금씩 대화하는 걸 보면 유창하게 얘기는 잘하는데 문제를 해결하거나 오더로 메이드 하는 확률을 보면 영 신통치 않습니다.


이 과장도 영어로 소통을 합니다. 어떨 때 보면 내가 더 영어를 잘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더듬거리거나 민망한 수준의 발음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문제도 잘 풀어 가고 타율도 나쁘지 않습니다. 미팅에서 포인트를 잘 잡아서 다소 어눌한 듯 하지만, 어쩌면 작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편의 가려운 부분은 긁어주고 필요한 부분은 꼼꼼히 메모를 해두고 반드시 피드백을 줍니다.


해외 수출 업무를 오래 했고, 주재원 생활도 해봤던 사람으로서 인사 담당자분들께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해외 수출 업무라고 언어 실력만 보시면 100% 실패합니다. 해외에 주재원을 보내거나, 해외 관련 업무를 맡기고자 인력을 충원할 때 언제나 1순위는 태도와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입니다. 차라리 언어가 좀 부족해도 내수에서 잘하던 영업사원을 보내면 해외에서도 잘 해낼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모두 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입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정이 가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말은 잘하는데 영 별로인 사람이 있습니다. 바탕을 이루는 기본 태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마음을 먹고 상대에게 어프로치 하느냐가 결국 모든 협상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한 번 등쳐먹으려고 하는 미팅에서 과연 상대는 편안함을 느끼고 함께 비즈니스를 할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교언영색한다고 해도 다 드러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고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언어 실력은 하나의 수단입니다. 본말이 바뀌면 안 되듯, 수단이 본질을 앞설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언어 실력보다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좋은 에너지가 있는 사람을 투입하면 성공확률이 높습니다. 아직 직장생활이 짧은 주니어시라면, 단순 영어 공부를 하기보다 일에 대한 기본을 먼저 공부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굳이 영어 공부를 자기 계발이랍시고 하기보다는 일을 대하는 태도, 즉 내게 일이 무엇인지 먼저 찬찬히 생각해 보시고 난 다음에 마음이 끌리는 것들을 배우시는 게 삶에 훨씬 유용하실 거예요.


결국 소통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지요. 언어는 그 마음이 드러나는 여러 창구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러니 결국 마음을 바르게 닦는 게 가장 중요한 성장 전략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기 시작하네요. 좋은 주말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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