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사계 - 봄(인사팀으로부터 사내강사 제안을 받았다.)
어제 인사팀으로부터 미팅을 하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최근 해외 주재원으로 다시 나가는 문제에 대한 얘기가 있었기도 해서 자뭇 긴장된 맘으로 회의실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걱정했던 파견근무 이야기는 아니었고 해외 파견근무를 경험한 사람들 중에 사내 강사를 선발하여 주재원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소양교육할 예정이니 맡아 줄 수 있겠냐는 제의였습니다. 물론 외부 기관에서 진행하는 사내강사 과정 교육을 수료하고 나름의 교안을 만들어서 인사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긴 합니다만 왠지 이미 강사가 느낌이 드는 걸 보니 가능할 것 같다는 근자감이 올라옵니다.
언젠가인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후배들에게 선배로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좀 더 많은 후배들에게 제가 경험했던 실패 사례들을 위주로 구성된 이야기를 해주고 그로 인해 제가 배운 것들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놓쳤던 것들 그리고 좀 더 나은 방법들을 지나쳤던 그 구간들을 겪으며 배웠던 것들, 굳이 똥인지 된장인지 먹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기본적인 팁을 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다 겪으면서 몸소 체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합니다만 아까운 시간 낭비를 막을 수 있다면, 제가 선배들로부터 배웠듯 저도 알려주고 싶은 욕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곳 브런치에도 글들을 남기곤 했었던 건데 회사에서도 정식으로 이런 기회를 준다고 하니 반가웠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그렇게 제 미약한 인사이트를 공유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러마 하고 외부교육 수강 일정을 잡아 봅니다. 9월에는 일정이 많아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교육과정을 다 참석할 수 없을 것 같아서 10월 연휴 직후로 잡아 놓았습니다. 10월 말에는 지원팀 인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범수업을 해야 된다고 하니 시간이 많기만 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진 않습니다. 나름 이곳에 정리해 둔 글들만 잘 정리해도 2시간 정도 강의할 교안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준비된 강사네요. 15명 정도 되는 후보군의 후배들에게 하는 강의이니 미리미리 준비해서 꼭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해외 파견근무 나갈 때는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가서 부딪혔습니다. 좌충우돌하고 좋기는 한데 사실 많이 힘들 때도 있었고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보기도 했습니다. 누군가 먼저 가본 사람이 알려 줬더라면 겪지 않았을 것들도 많았기에 이번 기회를 소중히 살려 누군가에게 도움이 돼보려 합니다.
저는 원래 남 앞에서 발표하고 얘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혼자 책 보는 걸 좋아하고 부끄럼도 많습니다. 이런 태생적으로 가진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부딪혀 보고 싶은 맘이 더 큽니다. 그렇게 밋밋해질 뻔했던 제 직장생활에 또 새로운 에너지가 생겨 납니다. 틈틈이 틀을 잡아 놓고 미리미리 준비해서 꼭 강단에 서야겠습니다. 그냥 순수한 맘으로 선한 의도를 가지고 덤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