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사계 - 가을(누군가는 바람과 함께 떠나가야 할 시절)
덥다 덥다 했는데 정말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꽤나 높아져 있더군요. 하늘이 바삐 가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찬바람이 불면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 첫째는 내년도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모든 것의 기본인 매출을 바탕으로 그 매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자원 배분을 해야 내년도 장사를 계획할 수 있습니다. 운영계획이라고도 하고 사업계획이라고도 하는 이 과정을 지나야 비로소 올해가 끝나고 내년 시즌이 시작될 준비가 된 것이지요.
자원. 그렇습니다. 오늘의 이야깃거리는 자원입니다.
특히 회사에서 중요한 인적자원이지요. 곧 임원인사가 가닥이 잡힌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면 신규 임원을 중심으로 조직이 짜집니다. 임원인사 후에는 꼭 일반직 직원들의 인사가 따라오구요.
벌써 올해는 누가 대상이네 마네 말들이 많습니다. 피부에서 기능을 다한 세포가 떨어져 나가듯 회사에서도 매년 누군가는 떠나갑니다. 자연의 섭리, 인연 따라 오가는 거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 맘 때면 늘 맘이 헛헛합니다. 제가 곧 그 대열에서 합류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너무 쉽사리 누군가를 밖으로 몰아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임금 피크제를 도입한다면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지탱해 준건 맨파워였습니다. 자원 하나 없는 나라에서 이 정도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엄청난 학구열을 가진, 근면 성실한 인력 덕분이었지요. 그런데 요즘 들어 보면 연식이 오래되었다고 아직 잘 나가는 차를 바꿔 버리는 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회사도 회사의 논리가 있겠지요. 충분히 동의합니다. 하지만 제가 회사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낭만' 한 바가지 정도는 이 찬 바람나는 시절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찬 바람이 불면 내가 떠난 줄 아세요'라는 노래가 떠오르는 아침입니다. 벌써 가슴 한 켠에 시큼한 찬 바람이 불어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제 막 시작한 9월도 차분히 바람과 함께 가 봐야겠습니다.
♬ 찬바람이 불면 내가 떠난 줄 아세요 스쳐가는 바람뒤로 그리움만 남긴 채,
바람 불어와 내 몸이 날려도 당신 때문에 외로운 내 마음,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난 몰라 아~~~~ 바람아 아~~~~ 멈추어다오 바람아 멈추어다오,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