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職四] 직장에서 반골로 살아남으려면

직장인의 사계 - 겨울(늘 부대끼며 반골로 살아온 직장생활)

by 등대지기

저는 지독한 반골입니다.

그렇다고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뒤엎을 정도의 액션형 반골은 아닙니다.

그냥 모든 것들에 늘 울컥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를 살 때도 이상하게 남들 많이 타는 현기차가 싫어서 르노 삼성을 선택합니다.

서점에 가서도 베스트셀러는 왠지 천박해 보여 고전이나 마니아들만 읽는 책을 찾습니다.

유행하는 드라마보다는 좋아하는 배우가 나왔던 오래된 드라마를 정주행 하곤 합니다.

요즘 핫하다는 핫플이 있으면 절대로 근처에도 가지 않습니다.

다들 한다는 SNS도 계정이 있는지도 가물가물합니다.

인터넷 검색이나 유튜브를 보며 공부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여전히 종이를 만지며 공부하는 걸 선호합니다.


회사에서도 사실 반골로 소문이 난 인사입니다.

그래도 철학이나 불교 관련된 책들을 통해 많이 순화해서 아직 버티고 있습니다.

꼴 보기 싫은 것들이 한 둘이 아니지만 어디 가서 이 월급 받을 자신이 없어 붙어 있습니다.


그렇게 반골은 반쯤만 뼈가 남습니다.

언젠가 홍어처럼 뼈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애매해지는 순간이 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다 같이 어울려 사는, 다른 이들과 내가 다르지 않음을, 모두가 함께 같은 곳으로 가고 있다는 걸

알다가도 모르겠고 모르다가도 알 것 같은, 애매한 상태로 떠 다닙니다.


하루만큼만 딱 하루만큼만 자랄 수 있게, 퇴보하지 않도록 오늘도 자신을 다독입니다.

반골이 아니라 무골이 되기를. 뼈 없이 훌렁훌렁 떠다닐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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