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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등대지기 Jul 29. 2024

[職四] 스몸비 세상

직장인의 사계 - 겨울 (작은 화면에 정신이 팔려 이동하는 사람들)

    출퇴근 시 늘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늘 느끼는 것은 스마트폰이 위대한 발명품이긴 하구나라는 것입니다. 거의 대부분이 그 물건에 정신을 집중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갈아 탈 정류장이 되어 모두들 주섬주섬 일어납니다만 그럼에도 눈과 정신은 그 작은 화면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 정도 집중력으로 공부를 했으면 뜻을 이루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서양에는 스몸비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스마트폰(Smart phone )과 좀비(Zombie)를 합친 신조어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좀비처럼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 무조건 직진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저는 그들의 취향을 존중합니다. 다만 때와 장소를 조금만 가리면 조금 더 안전한 여가생활을 하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고 나쁘고는 다 본인의 판단입니다만, 적어도 최소한의 안전은 확보한 상태에서 즐기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모시던 어떤 상사분께서는 영상 시청에 빠지셔서 눈앞에서 지나가는 열차에 탑승하지 못하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신문기사에 종종 등장하는 부모와 같이 있던 아이가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휴대폰 보느라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경우가 많더군요.


    다른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느라 정작 내게 소중한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즐기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횡단보도를 보면 바닥에 파란불, 빨간불이 길게 설치되어 번쩍거립니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거북이가 되어 폰을 보다 보니 궁여지책으로 나라에서 설치하였다고 합니다. 아주 훌륭한 발명이기는 합니다만 한편으론 씁쓸하네요. 눈 뜨고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폰이 보내는 온갖 교란신호에 사로 잡히는 우리네 삶이 너무도 힘겨워 보입니다.


    오늘은 퇴근하고 나서 잠시 폰을 멀리 두시는 건 어떨까요. 좋고 나쁘고 가 아닌 휴식을 위해서요. 가끔은 멍 때리는 행위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오늘은 폰 대신 멍 때리기 시합을 한 번 해보세요. 그저 아무 생각 않고 천천히 호흡만 하시면 됩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렇게 고요하게 있는 상태를 거의 경험하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잠깐의 쉼을 삶에 선물하는 그런 한 주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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