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職四] 나는 과연 떳떳한가

직장인의 사계 - 겨울 (객관적인 눈으로만 상황을 바라보는 것의 어려움)

    마음을 비웠다고 생각했는데 뭔 놈의 미련은 이리도 많은지, 덕지덕지 붙은 아집에 다시 한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봅니다. 아직도 나만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는 생각으로 누군가를 평가하고 비난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제 자신을 보며 잠시 침울해집니다. 

    열심히 책 보고 공부하며 사람구실 좀 하나보다 싶었는데, 수양이 부족했는지 다시금 안 좋은 기운을 내뿜고 있습니다. 내년 조직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이 상황에서 저는 또 고집을 놓지 못하고 번민합니다. 

    누구든 절대적으로 옳거나 그를 수는 없습니다. 그저 의견이 다르고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뿐입니다. 물론 인연이 닿지 않는 사람들이야 새로운 조직으로 떠나가기도 할 것이고, 또 인연이 닿은 사람은 새로 오기도 하겠지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제 의견을 반영시키기 위하여 다른 이의 부족한 점들을 지적하는 제 행동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요 며칠 맘이 좋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잘못한 것들을 들출 때면 저는 늘 맘이 불편했습니다.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그게 옳은 행동이 아니라 제 몸이 반응하는 것이라는 것을요. 물론 조직에서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야 하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습니다. 자리에 맞지 않는 사람은 교체가 필요한 게 현실적으로 맞습니다만, 그래도 그 과정에 감정이 섞이지 않고 객관적인 판단만이 반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곰곰이 반성해 봅니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말이지요. 제가 과연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 보니 답은 좀 더 확실해진 것 같습니다. 상황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에 적절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만큼은 감정을 철저히 배제하고 깔끔하게 진행해야겠습니다. 

    이렇듯 글로 써보는 순간 마음속의 응어리의 실체가 밝혀지곤 합니다. 뭔가 홀린 것처럼 이리 쿵 저리 쿵하다가 마음의 파편들을 지면에 쏟아내는 순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해서 늘 감사합니다. 더운 날씨에 더욱 감정적이기 쉬우니 잠시 명상이라도 하고 일과를 시작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