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처방, 늦추면 악화만 가속될 뿐!

by gwi eun


돌이 될 때까지 열 한번 없던 윤우는, 어린이집에 다니며 인생 두 번째 여름을 지나면서 비로소 ‘아이들의 숙명’ 같은 감기를 마주치기 시작했다.


자잘한 병치레 한번 없다가 입원을 하게 되었던 때는 어린이집 같은 반 친구에게 폐렴과 유행성 바이러스를 옮아서였다.

좀처럼 아파 본 적이 없던 아이엄마가 처음 겪어본 아이의 입원과 고열은 엄청난 불안과 고통의 연속이었는데, 그 때에 엄마로써 마주한 새로운 세계가 또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세상에 이렇게 아픈 아이들이 많다니. 아기 병동에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입원실에 있었다니. 이 자그만 아이들에게 꽂힐 수 있는 주사 바늘과 링거가 있다니! 그런 놀라움도 잠시, 윤우의 자잘한 감기들이 오갔고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온통 아이들이 콧물을 줄줄 흘리고 콜록콜록 기침소리가 끊이질 않는 걸 보니 이건 아이들의 숙명이구나,하는 걸 알았다.


유행성 바이러스가 돌때면 속수무책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돌고 돌아 너도 나도 피하지 못하고 옮아서 아기병원은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하지만, 환절기가 다가오면 기관지가 약한 아이들이 재치기와 주루룩 흐르는 콧물을 훔치며 뽀로로가 가득 그려진 병원을 뛰어다니며 자기차례를 기다리는 것이다.


같은 반 어린이집 친구에게 감기를 옮거나, 밤새 차가워진 공기로 감기기운이 들거나, 감기를 걸리는 일은 예상치 못할 때가 많았는데 윤우는 비염이 있어서 감기가 아니라도 콧물이 흐르고 이내 감기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 아직 21개월밖에 되지 않아, 비염인지 콧물감기인지 알기가 쉬운 일은 아니나 아주 맑은 콧물 조금만 생겨도 뒤로 넘아가버려 중이염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는 걸 경험한 뒤, 선생님은 윤우에게 비염이 있음을 알려주셨다.


감기처방, 늦추면 악화만 가속될 뿐!


윤우가 맑은 콧물이 살짝이 생긴 날이 있었다. 여전히 아이의 컨디션은 좋았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잘 먹고 잘 웃는 아이를 보며 잠깐 생긴 콧물이라 여기고 다음날이 되면 없어질 소소한 순간이라 여겼었다. 왜, 우리도 잠깐 콧물이 좀 흐른다고 곧장 병원으로 가지는 않지 않나. 거기다가 콧물 아주 조금 흐른다고 병원으로 바로 달려가는 유난스런 엄마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내게 결정적인 이유가 또 하나 있었다.


윤우가 병원에 처음 입원하게 되었을 때 본 자그만 생명체의 고통은 나에겐 몇 배의 고통이었다.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른다.(사실 아이를 돌보면서 나까지도 덩달아 아프긴 했지만 말이다. 엄마와 아이 둘 다 아픈 건 최악의 경험이다!) 그 날 이후로 어린이집에서 유행성 바이러스가 생겼다, 하면 불안함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게 맞는지, 자꾸만 불안하고 두려워서 좀체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보낼 수가 없는거다. 그런데 나의 친언니는 완전히 정반대였다. 윤우와 3살 차이인 나의 둘째 조카도 윤우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 덕에 나는 조카를 등원마다 하원마다 마주쳤고 자주 볼 수 있었다. 매일같이 만나는 조카는 볼때마다 찐득한 콧물과 걸걸한 기침소리를 달고 있었다. 그것이 걱정되어 언니에게 얘기했더니, 언니는 걱정이 없었다. 아무리 애가 매일같이 감기를 달고 살며 노랗고 초록색의 콧물을 흘러내리고 기침을 해도 병원을 데려 갈 생각이 없는거다.


“애들 때는 다 그렇지. 니처럼 불안해하면 더 안 좋다! 약 자주 먹는 것도 좋은 게 아닌데, 뭐”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언니가 신기하면서 ‘그래도 되나…?’ 싶었지만 아무래도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카는 입원신세를 질 만큼 크게 아파본 적은 없었던지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번엔 윤우가 크게 아픈 것도 아니었고, 콧물이 많이 흐르는 것도 아니었으며 기침 소리도 없고 컨디션이 좋았으니 이 정도는 언니의 말마따나 그냥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는 일쯤으로 여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이 되면 지나간 일이 되겠지, 싶었는데 웬걸.

그렇게 별 거 아닌 듯 살짝, 흐르던 콧물이 별게 아닌 게 아니게 되었다. 이틀이 지난 일요일, 살짝 살짝 흐르던 콧물이 줄줄줄 흐르는 콧물이 되더니 갑자기 아이의 몸에 불구덩이처럼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해열제를 먹이며 좋아지길 바랬지만 오후가 되니 처음 보는 열경련까지 일어나, 그날밤은 아이 옆에 앉아 몸을 식히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종일 마음을 졸여야했다. 애간장을 태우며 다음날 병원으로 향하니, 졸졸 흐르던 콧물이 뒤로 넘어가 귀까지 차고 중이염이 오게 된 것이었다. 그로 인해 열경련이 일어났고 수액을 맞혔지만 아이가 호전되는데까지는 며칠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이 날 이후로 나는 윤우가 조금만 콧물이 흘러도 곧장 병원으로 가, 비염약과 콧물약을 처방받아 온다.

몇 번의 경험으로 알게 된 건, 아주 미미한 콧물이 생기고 처방약을 바로 먹인다 한들, 한번 생긴 콧물은 곧장 잡히지는 않는다는 것.

그러나 빠르게 대처를 해주면 아이의 컨디션은 늘과 같이 좋은 상태로 콧물만 생겼다가 사라지는 일련의 과정으로 끝나는 것이다.


맑은 콧물이 흐를 때는 약만 잘 먹이고, 그러다가 혹여나 콧물의 색이 진해지고 점성이 짙어지면 그땐 아침, 저녁으로 노시부와 같은 기기를 이용해 콧물을 빼주는 것이 좋다.


집은 언제나 따뜻하게 해놓기 때문에 추워서 감기에 걸릴 일은 없으나, 비염이 있는 이상 먼지를 최소화해주는 것이 좋으니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있는동안은 문을 열어 환기를 잘 시켜주는 것도 중요하고, 이미 청소는 매일같이 열심히 하지만 그것 역시 당연히, 중요하다.

(예전에 친언니가, 너무 깔끔하게 사는 우리 집과 부부를 보고는 그것이 되려 면연력을 떨어트리는 것이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청결은 언제나 중요하다!는 생각은 이제 흔들림이 없다. 흔들림이 없다는 건 그 말에 정말 흔들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푸하하. 어쩔 수 없이, 아이에게 최선의 방법이라 하면 마음이 쉽게 동하는 애엄마가 다 되어버렸다!)


아이의 체질과 같은 몸의 상태를 알아가며 아이에 맞는 환경을 맞춰주고 약소하게나마 공부를 해가며 적절한 대응을 해주는 것은, 내가 엄마로써 아이를 건강하게 키워나가고 있다는 자신감과 위로를 스스로에게 건네준다. 첫 입원 때, 나까지 몸과 마음이 다 무너지던 시간이 지나 여러 경험들이 쌓여 나도 조금씩 노하우가 생기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 경험이 나에게 여유를 준 것이다.


우리 모든 아이들이 아픈 일 없이, 건강하기만 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복잡해지는 만큼 온갖 다양한 바이러스가 새로 생기고 그에 따른 새로운 처방도 자꾸만 생겨난다.

엄마들이 해야하고 알아야 할 일들이 늘어가는 요즘, 너무 붙잡고 있을 필요도 없지만 마냥 쉽게만 생각해서는 안되는 육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엄마의 건강과 체력도 단단히 키워나가야겠다고 나는 오늘 또 다짐한다!





ㅡ번외ㅡ


항생제는 꼭 필요할 때만. 대신 필요할 때는 나을 때까지 꾸준히.

얼마전 우연히 발견한 기사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항생제 처방’에 관한 기사였다. (마치 내게 필요한 정보를 주려는 천사가 있듯, 갑자기 뜬 숏폼이 항생제 기사라니.) 외국에서는 항생제 처방이 아주 더디게 이루어지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항생제가 너무 쉽게 처방되고 사용된다는 것이다. 항생제 사용이 잦아지면, 슈퍼면역체계가 생기고 더 강력한 처방이 필요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는 기사였다. 기사밑엔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다.


“저는 외국에 사는데, 정말로 웬만큼 아파도 항생제 처방을 안해줘요. 전 그래서 오히려 좋은 거 같습니다. 한국은 너무 쉽게 항생제를 주는 거 같아, 오히려 신뢰가 안가요.”


이 댓글을 보고, 외국에 사는 친구들이 떠올랐다. 호주에 사는 친구는 아무리 아파도 약처방이나 병원신세를 지지 않고 자연적으로 낫기를 기다린다. 한국에서는 금방 처방받고 나을 것을, 한달이라는 시간을 두고 힘들어하며 나아가는 과정을 지켜봤던 적이 있어서 우리와 조금 다른 병원체계와 인식차이가 있음을 알았다. 윤우도 항생제를 적지 않게 처방받았던지라, 다음에 병원을 향하게 되면 꼭 이 부분을 여쭤보고 잘 알아 놓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병원 선생님께 확인한 바로는

항생제는 필요 없을 때 먹는 게 문제고,

필요할 때는 끝까지 먹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사실이에요. 일단, 항생제는 안먹어도 될 때 먹으면 그게 가장 문제가 돼요. 그렇지만 항생제를 먹어야 하는 상황인데 걱정이 되거나해서 중간에 중단시키면 그것도 안좋아요. 면역이 생기다가 말아버리게 되거든요. 먹어야할 때는 아이가 다 나을때까지 중간에 멈추지않고 꾸준히 먹인 뒤 다 나으면 끊어야해요. 그 두가지가 가장 중요해요.”






콧물감기vs비염

코감기와 비염을 착각해 비염으로 생기는 콧물인데도 대표적인 코감기약, 코미시럽같은 걸 먹였을 때의 부작용같은 내용도 알게 되었는데 이런 것까지는 너무 자세히 파고들지않고 담당 의사선생님의 처방을 믿기로 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정보로 의사선생님을 의심하고 부정하며 불안감에 떠는 댓글들을 보며 그것은 나의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선생님을 자칫 기만하는 일이 될 수도 있으니, 적당선으로 공부를 하되 내 아이에게 맞는 대처와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

남의 경험을 참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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