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다이어트, 다시 해보는거야

출산하고 건강하게 빼고 건강하게 돌아왔습니다.

by gwi eun

‘임신’과 ‘출산’하면 가장 두려운 것은

‘몸의 변화‘ 였다.

살찌고 바뀌는 내 모습에 대한 두려움.


스스로에 대한 메타인지가 정말 잘된다,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몸에 대한 경계심이 높다는 것!

(누군가, 마른 사람들이 보통 예민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고들 하던데. 마른 사람은 아니지만 예민한 사람은 맞겠다하겠어요)





임신이 된 줄도 모르고 있었던 완전한 임신 초기에는, 한참 운동에 다시금 빠져있던 시기였다.

무리하지 않되, 일을 끝내고나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해운대바닷가까지 뛰어가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러닝을 주로 했었고 그 행위는 내게 꽤나 많은 몸의 활력과 정신적 풍요로움을 가져다주었다.

(여전히 그 생그러운 공기가 그립다!)


거기다가 비건식사에 대한 공부와 실험을 스스로에게 자그마하게 해보고 있던 중이었다.

몇 주간을 비건식으로 식사를 하고, 일이 끝나면 러닝을 했다.

그렇게 활기롭게 몸을 움직이다보니 어느새 체중은 아주 건강하게 빠지고 유지되고 있었다.

44kg. 언제나 내가 가장 몸이 가볍고 활기롭다고 느껴지는 때면 마주하는 몸무게와 같았다.


온 몸과 정신이 활기로 가득찼고, 긴 유럽여행을 다녀 오고서 새로운 도전들로 힘이 넘치던 시기였다.


그러던 어느날부터 갑자기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너무도 힘들기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몸이 무겁지 않았는데…’


이상하리만치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 좀처럼 몸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잠이 깨질 않았다.

겨우 출근을 하고 일을 마치고 나면 집에 돌아오자마자 쓰러지듯 누워 단잠에 빠졌다.

언제나 여름이 다가오면 가장 활기로워지던 내가, 가장 무기력해지는 느낌이 드는 게 이상해서 ‘나도 모르는 스트레스가 있나..?’ 의심하기도 했으나, 그럴 일은 아무래도 없었다.

결국 식은땀이 나면서 쓰러지기 직전의 날을 마주하고 나는 임신을 했음을 알았다.


임신을 하고는 마냥 행복하고 설레었다.

내 몸에 새로운 생명이 깃든 축복을 온 마음으로 환영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 뚜렷한 목표 중 하나가,

임신으로 말미암아 내 몸을 혹사시키지 말 것 이었다.


임신을 하면서 물론 내 의지와 상관없이 호르몬이 주체못하게 넘실대며 내게 새로운 음식욕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그것에 지지 말자! 다짐했다.


아이에게 부족하지 않게 영양분을 챙기면서 먹되, 절대 임신을 했다고 아이를 핑계삼아 마음놓고 먹는 일은 말아야한다, 다짐했다.

그건 나를 위한 일이기도 했고 아이를 위한 일이기도 했다.


몸이 가벼워야 마음이 여유롭다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안다.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서 생긴 살들과 불어난 체중으로 지내다보면, 모든 것들이 예민해지는 것을 경험한 일이 많았다.


불필요한 물건이 쌓이면 삶이 어지러워지듯,

불필요한 음식을 쌓아 만든 무거운 몸으로는

무얼 해도 답답하고 갑갑하고 자유롭지 못했다.


적당한 절제에서 비롯된 생활 습관은 언제나 나를 청결하게 만들어주었고, 그 가벼운 몸은 정신까지도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생각이 많아지거나 고민이나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내게 생각의 여유를 주는 데에는, 몸의 가벼움이 뒷받침 되어야 했다.


스스로에 대해 그런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던 내가, 아이를 가지고 임신을 한다고 해서 살이 과하게 붙고 출산 후에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변화한다면 예민함과 여유없는 마음가짐까지 더불어 아이에게 화살이 가버릴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나는 나를 잘 아니까.

그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언제나 나의 아이가 생기면 좋은 에너지와 기운을 나눠가지며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아이를 가진 뒤에도 변함없이 꾸준한 자기관리로 멋진 엄마가 되는 것 역시 언제나 소망하고 바라던 미래의 모습이었다.


그러니, 그 소망이 큰만큼 나의 의지와 열정도 대단했다.

일단, 임신을 하고부터 나는 매일매일을 시간 나는 족족 걷는 일에 할애했다.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걷고 또 걸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던 나는 최대한 가능한 선까지 홀로 카페를 운영하며 몸을 움직였고

퇴근하고나면 집 앞 산책로를 바지런히 걸었다.

카페운영을 끝낸 뒤로는 아침에 눈떠서 산책, 식사 후 산책, 자기 전 산책을 매일같이 반복했다.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일이 지루하거나 외롭게 느껴질 때면 새로운 노래들을 탐색해서 색다른 길을 모색해 걸었다.


음식은 먹고 싶은 음식을 제하지 않고 먹되, 양을 과하지 않게 먹는 것!

이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디저트를 좋아하는 내가 참을 수 없이 디저트의 유혹을 느낄 때면 칼로리 높은 디저트를 먹는 대신

그날의 저녁은 가벼운 샐러드로 대신했다.

가벼운 식사가 싫은 날엔, 디저트를 꼭 참았다. 뭐든 욕심대로 다 먹으면 안되는 절제습관을 들였고

덕분에 먹는 것도 즐거워졌다. 과자 하나라도 그것을 먹는 시간이 값졌고, 소중해졌다.

다음날은 그 날의 즐거움 덕에 좀 더 건강한 음식을 먹고 또 걷고.


그러다가 너무 추운 겨울이 다가왔을 땐 도저히 바깥 산책에 엄두가 나질 않았다.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떠오른 건 실내사이클이었다!

써칭해보니, 실내 사이클은 배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유산소와 근력운동도 함께 되고 무엇보다 실내 사이클은 외부 요인으로 다칠 위험성이 없었다.

그래서 남편을 졸라, 20만원초반 대의 미니멀하지만 튼튼한 실내 사이클을 하나 마련했다.


그리고 이걸 사면서도 나는 굳게 다짐했다.

‘절대 빨래널이로 사용되지 않을 거야!‘


계획을 세우고 하나라도 엇나가면 스스로 책망하는 완벽주의 성격 탓에 힘든 것들이 더 많지만

이로움도 많은 건, 하나라도 엇나가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스스로를 컨트롤해 움직이고 노력한다는 것.

산책을 하지 못하는 날에는 틈 날때마다 사이클 위에 올라타서 다리를 굴렸다.

지루하다싶을 때면 티비를 켜서 영화를 보며 다리를 굴렸고 음악을 빵빵하게 틀어 신나게 따라부르며 또 다리를 굴렸다.


임신하고 10kg 넘기게 찌진말자, 다짐하며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으로 몇달 간격 몸무게를 쟀다.



30대가 되면 여기저기 다 간다는 피부과 한번 간적없고, 기초화장은 귀찮아서 하지도 않으니 그나마 남편이 올리브영에서 사다쓰는 걸 같이 쓰고, 기분 전환에 최고라는 네일 역시 돈아깝다며 안받는 내가 속눈썹이며 필러며 그와 같은 데에 돈쓰는 일은 언제나 없었다. 사치라고 여긴 것 보다, 돈의 가치가 그 쪽에 없는 나의 취향 탓이었다. (나는 그 돈 모아 여행갈래!)


그런 내가, 이번만큼은 달달 떨리더라도 큰 돈 한번 아끼지않고 쓰겠다 마음먹은 건 산후 마사지였다.


“출산 직후 받는 마사지는, 그 시기 놓치면 안되”

“그때 노폐물 쫙 빼야지 살 금방 빼!“

“그때 마사지 안받으면 나중에 관리하기 진짜 힘들어”

“출산 후 마사지는 돈 아끼지마!“


여기저기서 들려오던 말에 굳게 마음먹었던 일이다.


그리하여 나도 산후 마사지라는 것을 조리원에서 몇번 받아보며, 조리원에 매일같이 삼시세끼 가득에 디저트까지 나오는 걸, 반 정도만 먹으며 몇주를 보냈다.


아이와 집에 와서는 두시간 간격의 수유와 설거지, 기저귀갈기, 재우기 등등을 반복하며 아이가 한두시간 잠든 틈을 이용해 사이클을 탔다.

그것도 시간이 나지않을 때면, 아이가 저녁에 깊게 잠든 후 열시가 다 되어 한시간씩은 꼭 매일같이 사이클을 탔고 출산 후 한달간은 저녁=샐러드 혹은 가벼운 구황작물과 디카페인라떼 로 해결했다. (참고로 라떼 한잔은 나에게 없어선 안될 소울푸드! 아니, 소울드링킹!)


카페에서 친구들을 만날 때면 모두가 즐겁게 고른 달달한 디저트들과 빵들이 언제나 내 눈앞에 보였느나, 약 두달간은 입맛이 없는 마냥, 연기 아닌 연기까지 보태어 입에 대지도 않았다. 그리곤 ‘임신 전 몸무게로 목표를 이룬 뒤에 즐겁게 즐기겠노라’, 속으로 외치며 마음을 다졌다.


돌이켜보면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고 외로웠을 신생아시절에 달달한 디저트를 매번 외면하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는 게 스스로도 신기한데, 그때의 확고한 목표와 다짐이 그렇게나 강했구나 떠올려본다.


이 때 스스로의 다짐에 항복하면

나는 앞으로 엄마로써 더 굳건하고 단단한 사람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그 과정이 그 당시로썬 힘들다고 여겨지기보다 자기믿음과 뿌듯함으로 자신감을 스스로에게 쌓아가던 시간이 많았고, 앞만 보고 가느라 순간의 힘듬을 되내일 시간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점차 가벼워지는 몸이 되는 걸 느끼면서 내 마음에 아이를 돌보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여유’가 자라났다.


그것을 계속해서 느끼니

더 목표에 나아가는 일에 열중하고

그 과정을 즐겨갔던 거 같다.






그런데 인간은 가끔 망각하기 일쑤다.


언제나 ‘아이는 둘! 첫째와 둘째 사이는 2년 차면 좋겠어’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남편과 나는 서서히 둘째 이야기를 안꺼낼 수 없었고, 나는 다가온 시간에 마음을 길게 고민하였다.


“둘째에 대해서 자기 요즘,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고 어제 다른 거 같애!”


남편이 한 말이다.


그러니까.. 분명히 둘째를 가지겠노라, 두살 터울이 좋다는 건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왔고 스스로도 가장 좋은 터울이라 여겼고 현실적으로도 그게 가장 좋은 시기라 여겼거늘. 막상 시기가 다가오니 마음이 크게 망설여 지는거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가 ‘’이었다.




”있잖아.. 나 윤우 낳고나서 어떻게 그렇게 관리했지?

나 그때는 진짜 열심히 치열하게 즐기면서 몸관리를 했던 거 같은데.


그.. 뭐랄까…

이제는 그걸 해봤잖아! 임신과 출산, 그 뒤의 몸관리!!

그걸 다 해보고 나니까..


나 다시 그걸 할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



윤우를 가지고 낳았을 때는 처음 겪는 임신과 출산이니 여러모로 마음과 준비를 단단히 해놓은 상태였지만

지금은 이미 겪어본 일이기도 하고, 윤우를 육아하면서 둘째까지 돌보면서 + 덩달아 내 몸까지 관리할 자신이 도저히 안나는 거였다.


“그..그걸 어떻게 해…?”


지난 시간의 내 열정과 의지가 무색하게 자신감이 사라진거다.


‘나, 그걸 다시 할 수 있을까…?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그정도로 강인한 엄마이며 여자이며 사람인가!

가능한 일일까!

너무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만 싶어지면 어쩌지!‘


그 생각이 스치고 나니,

둘째를 망설이는 이유가 점점 다양하게 불어나기 시작했다.


“아니~자기야, 잘 들어봐.

나 진짜 지금이 너무 좋단 말이야?

윤우도 어느 정도 커서 내 말도 다 알아듣고 교감이 더 늘어나니까 지금 윤우랑 이렇게 둘이 보내는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좋은데. 둘째가 생기면 윤우에게 주는 시간과 애정과 사랑을 나눠서 둘째에게 줘야하는 거잖아! 그게 당최 맞냐는 말이야. 나는 상상도 안되!!! 지금 윤우한테 주는 사랑을 나눠준다는 게 말이야.“



“자긴 잘 할 수 있어.”


그 말이 고마운데, 이상하게 겁도 났다.

정말일까? 이번에도? 지금의 나도?



“뭐 말은 쉬워! 육아는 뭐 자기가 하나. 열달 몸에 품고 출산하는 건 뭐 자기가 하나. 내가 하지!

일단 조금만 더 고민해볼게.”


한동안 매일 저녁마다 둘째 얘기에 타협이 안되고 내가 끝낸 말이었다.


그리고 고민이 정말 끝난 시기엔,

다시 마음을 다 잡아보기로!

기억을 되돌려 그때의 나의 열정을 다시 불지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니까, 이 글은

둘째를 임신할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과거의 기록이자 응원글!


정말로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 헤쳐갈 것이며

나는 생각보다 강인하다!

굳건하다!



하고, 아직 하지도 않은 둘째 임신 앞에

스스로를 멋지게 설득해본다.


나, 정말 멋지게 해내겠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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