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아들이 애교부리는 법.

이런 사랑스런 애교로 벌써 효도를 해주다니!

by gwi eun



“아이고~ 예쁘다~~~~

아가 몇 개월이에요?“


“이제 21개월 됐어요.”


“아이고! 그쟈~!?? 그때가 제일 예쁘데이. 진짜로 예쁠 때다. 그때가 참말로 제일 예쁠 때제~~“


윤우랑 손을 잡고 여기저기 움직이다보면 많은 분들이 아이를 보며 묻고 대답하시곤 했던 말이다. “그때가 참말로 예쁠 때제~~”




요즘들어 아들의 애교가 매우 다양해지고 부쩍이나 늘더니, 세상에 이렇게 행복한 순간이 또 올까 싶을 정도로 아들의 애교가 최고조에 이른 요즘. 그의 나이, 21개월에 진입했다.


그의 애교는 점차 다양해지더니 예상치못한 모습으로 내게 자꾸만 심.쿵을 일삼는다. 긴장을 놓치지 않고 있으면 ‘으아아~’ 하고 와르르 무너지며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한 미소가 절로 피어 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하지 않았던 때는 없었지만, 돌이켜 열심히 회상을 해보면(참 신기하다. 아이를 키우는데 매순간 집중하며 살아서인지. 절대 잊히지 않을 거 같은 더 어린 시절이 금방 희석되기도 한다.) 신생아시절은 행복한 만큼 힘듦도 같이 찾아왔는데 지금은 뭐랄까. 아이가 조금씩 성장하면서 교감과 소통도 깊어지고 아이의 높아진 표현력과 자기 주장도 생기면서부터 즐거운 일들이 더욱 많아졌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미소짓고 있는 모습을 요즘 자주 발견한다.


“나, 요즘 왜 이렇게 행복하지?”


새삼스레 행복을 논하기도 하고.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시기가 또 있었나, (분명 많았을텐데!) 생각해보기도 하며, 지금 이 시기가 지나면 또 얼마나 이 순간이 그리워질까 벌써부터 때이른 아쉬움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고사리같은 손으로 마사지해주는 너


얼마전, 예기치못하게 교통사고를 당하고 한동안 온 몸이 뻐근하게 아파왔던 적이 있었다. 사실, 교통사고가 아니었어도 많은 순간을 집안일과 육아, 독서나 글쓰기같은 일로 시간을 보내느라 목은 이미 일자목이 되어 뒷목이 빳빳하게 굳은지는 오래. 남은 에너지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스트레칭과 운동과는 담 쌓은지 어언 일년. 여기저기 몸이 둔하게 굳은 게 이상할 일도 아니었다. 그런 탓에 저녁이 되면 가끔 남편이 내 어깨와 종아리를 주물러주곤 했는데, 그걸 윤우가 보더니 고 고사리같은 손으로 싱긋- 환하게도 웃으며 내 팔을 주무르고 종아리를 연신 주무른 게 아닌가... (ㅠㅠ)

어쩜 그 자그만 손으로도 무언가를, 누군가를 ‘주물러 줄’ 수 있는건지 모르겠다. 아이를 낳고 품에 키운지 2년이 다 되어가니 마냥 아기같던 아이가 내 다리를

주무르고 있다. 존재만으로도 행복을 주던 네가 언제 이리 커서 엄마를 기쁘게 해주려는지. 그게 그렇게나 감격스러울 일이다!


그 조그만 손으로 나의 팔과 다리 여기저기 조몰조몰 주물러 줄 때의 감촉과 온기, 자그만 압력, 움직임 같은 것은 너무나도 생생해, 느낌이라는 것도 사진처럼 기록하고 기억될 수 있는 것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귀여운 윤우는 이것이 ‘마사지’라는 건 모를테지만, 엄마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는 건 확실히 아는 것 같다.

때때로 내가 바닥에 앉아 몸을 주무르고 있으면, 혼자 놀고 있다가도 그런 날 발견하고선 하회탈같은 눈웃음을 가득 머금고 내게 뛰어온다. 내 옆에 자리잡아 그 고사리같은 손으로 또 나를 조몰조몰 주물러주는 것이다.

그럴 때의 윤우의 표정은 너무 해맑다. 티끝없이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바라보며 두 손은 연신 주물주물.

꼭 나에게 “사랑해요 엄마~” 하고, 예쁜 눈웃음과 고사리같은 두 손으로 말해주는 것만 같아 마음이 뭉클해진다.


이런 소소한 순간들이,

나의 일상을 가장 완벽한 행복으로 만들어주고 있는 요즘이다.



이제 뽀뽀할 줄도 안대요~!!!


“아구~~~~ 예~~뻐~ 내새끼!“



연신 볼에 쪽쪽쪽 뽀뽀를 해대던 사람은 나.

언제나 아이를 보다보면 ”예~뻐 죽겠어!“가 절로 나오며 볼뽀뽀를 하는 것이 자연스런 나의 표현이었는데, 가끔은 ‘우리 윤우한테는 언제쯤 뽀뽀를 받아보려나~’ 기대하곤 했다. “윤우 뽀뽀~” 하면, 귀엽게 손키스를 촤-악 펼쳐내곤 했던 윤우.

그러던 아이가 어느새부터 “뽀뽀~”하면, 내 볼에 자신의 볼을 맞대고 입으로 쪽! 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뽀뽀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윤우의 뽀뽀인, 서로의 뺨을 맞붙이고 쪽 ! 허공에 날리는 키스를 처음 받은 날, “으아악~~~~” 소리치며 쓰러진 나를 본 윤우도 꺄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둘이 거실바닥을 댕굴댕굴 구르고 있을 때 남편은 옆에서 그런 우리를 보며 또 웃고 있었다.


아들의 첫 뽀뽀를 받고 난 뒤로 나는 틈만 나면 “뽀뽀!!”를 외친다. 그럼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얼굴에 머금고 살방살방 걸어와 내 볼에 자신의 볼을 맞대고 허공에 키스를 ‘쪽!’

그 순간의 행복이 나를 또 완벽하게 감싸안는다.


이 볼뽀뽀는 언제까지 윤우에게 받을 수 있을까!!



꽃받침하며 말하는 요청, “해주세요~~!”


윤우가 가끔 원하는 것을 요청할 때 마음대로 되지 않거나 말로 표현하지를 못해서 답답한 마음으로 소리를 지르는 일이 종종 생겼다. 그럼 차분히 윤우에게 “윤우야. 마음대로 안된다고 그렇게 소리 지르면 안되. 그건 안 좋은거야. 윤우가 원하는 게 있으면 ‘해주세요~’하고 예쁘게 말하면 되는거야” 하고 설명해준다.


그럼 윤우는 내 얘기를 곰곰이 다 듣고서

두 손을 귀엽게 주먹쥐고는 양 볼에 맞대고 또 두 눈이 사라질듯 웃으며 얼굴을 양쪽으로 흔든다!!


꽃받침도 아닌 앙증맞은 주먹받침으로 하회탈같은 미소로 “해주세요~”하는 것이다!! 대체 이런 건 어디에서 배워온 건지. 이 사랑스런 애교를 받고있노라면 아이가 소리질러 올라오던 화가 언제그랬냐는듯 쑥- 들어가버린다. 속수무책으로 애교에 당하는 순간이다.




밥먹다가 갑자기 내 손을 꼬-옥



내가 요근래 가장 심.쿵! 한 순간...! 이라면 단연 이 순간..!


두어번 윤우가 밥을 먹다말고 갑자기,

내 손을 찾아 제 손으로 손 한짝을 꼭,잡고 웃더니

이러곤 식사시간을 내내 보낸 적이 있다.


갑자기 왜 내 손을 잡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날은 정말 흔한 날이 아니어서 영문은 모르지만 엄마 가슴은 쿵. 콩닥콩닥 뛰는 것이다.


언제나 아이 손을 잡고 함께 걸으며 체온을 나누는 일은 따스한 순간이 되지만, 이렇게 예상치못하게 아이가 내 손을 꽉, 잡고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바라보고 앉아있는 건 또다른 감동이었다.



이 뿐이랴. 윤우의 애교는 자신의 표현욕구만큼 많아졌다. 그만큼 자기주장도 강해졌으니, 그의 애교만큼 고집도 강해진 것은 사실이나 엄마보다 강한 것은 21개월차 아들이니, 내가 아이의 고집만큼 애교를 이겨낼 재간이 없다. 속수무책이다.



얼마 전, 우연히 ‘짤’로 본 영상 중에

지금의 윤우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엄마와 아빠에게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애교를 가득 부리는 영상이 있었다. 남의 애를 보면서도 내 아이처럼 웃고 있는 모습은 누구나 같았을 터. 많은 사람들이 그 자그만 천사같은 아이의 순수한 애교를 보면서 많은 힐링과 마음의 정화를 얻었는 모양이다. 그만큼의 조회수와 좋아요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그런데, 댓글을 보니 이런 댓글들이 특히나 많이 띄었다.



‘우리 애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저렇게 내 품에 안기고 사랑스럽게 웃어주고 애교부릴 때가 있었는데.. 중딩되니 이제 엄마는 쳐다도 안봐요. 우리 애 어디갔나요?’


‘우리 애도 저렇게 날 찾았는데!!! 고딩되니 엄마가 젤 남이에요. 푸하하’


‘타임머신타고 저도 잠깐 울 아들 저때로 돌아가도 되나요?’


‘울 딸래미도 저렇게 엄마한테 애교부리는 엄마바라기였는데.. 다 크니 이제 보기 힘든 모습이네요. 너무 사랑스러워요~~’



아이들이 크면서 점차 독립하고, 엄마의 품을 벗어나는 어엿한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이 되니 그 조그만 시절에 엄마를 찾고, 안기고, 폭풍같은 애교로 애간장 다 녹이던 시절은 지난 시절이라며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며 장난과 행복섞인 추억으로 단 댓글들이 가득했다.

웃픈 그 댓글들을 보며, ‘언젠가 우리 윤우도 크고 나면 내 품을 떠나는 날이 오겠지? 이런 순수하고 티없는 애교는 보기 힘들만큼 크는 날이 오겠지?‘ 생각했다.


그러니, 지나면 조금씩 바뀔 아이와의 성장과 추억도 모두 다 일기처럼 남겨놓기로 한다. 이 기록을 꺼내들었을 때면 지금의 윤우의 손짓, 표정, 웃음과 애교 모든 분위기와 공기, 나의 행복까지 다 생각날 거 같아 나는 여러번 이 행복을 느끼고 고스란히 ‘윤우의 어린시절 행복저장고’ 에 저장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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