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화장실에서
샘들의 도열(堵列)
샘(fontaine)들이 도열하고 있었다
작년 어느 날 오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발레 공연 시작 전 화장실에 들렸다
급히 들어선 화장실엔 아무도 없었고
내 눈 가득히 들어온 샘들의 도열
공연 준비 끄읏!
샘들 중 하나가 거수경례를 하는 것이 눈에 보였고
내 마음속엔 마르셀 뒤상의 '샘(fontaine)'이 떠올랐다
변기는 없었다
텅 빈 화장실은 전시실이었고
전시실 벽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샘(fontaine)들이 도열하고 있었다
나는 결코 작품들에 대고 실례를 할 수 없었다
그냥 돌아 나와 공연장으로 들어갔고
발레를 보는 내내
춤추는 발레리나들은 모두
도열하고 있었던 샘들이었다
-2014년 11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화장실에 가면 일이나 볼 것이지 왜 뜬금없이 마르셀 뒤상이 생각났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 사진이 뒤상이 1917년 미국에서 전시했다가 말썽을 빚은 작품'샘(fontaine)'입니다.
제 사진과 비교해 보시고 누구의 작품이 더 좋은지 말해 주시기 바랍니다.